시(詩) 귀전시초(歸田詩草) [4] 제7권 / 다산시문집

2016. 1. 12. 01:00

 

시(詩) 귀전시초(歸田詩草) [4]  제7권 / 다산시문집

2011.01.19. 06:13

 

 

 http://sambolove.blog.me/150101129139

전용뷰어 보기

 

 

 

 

31.가는 해[徂年]란 노쇠함을 애석히 여기는 뜻이다.

 

 
허물과 후회가 가슴속에 가득 쌓인 채 개과천선할 날이 없으므로 허전하게 스스로 슬퍼하면서 벗들이 서로 연민해 주기를 바라는 바이다[徂年惜衰暮也 尤悔積衷 遷改無日 惄然自悼 冀友相憐]
 
바삐바삐 가는 해여 / 駸駸徂年
어느덧 이미 저물었구려 / 欻焉旣暮
차가운 얼음과 눈이 / 氷雪凌凌
이 평탄한 길을 꽉 막았네 / 阻玆平路
총각 때는 명성이 있었는데 / 總角有聞
늘그막에는 칭찬을 못 받아라 / 白首無譽
저녁에 허물을 짓고 나서 / 夕而造愆
아침에는 이미 깨닫건만 / 朝焉已悟
깨닫고 나서도 고치지 못하니 / 悟而弗改
진흙 위에 진흙을 더함이로세 / 如塗塗附
저 훌륭한 선비가 생각난다 / 念彼良士
가서 애닯게 하소연하리 / 怛焉往愬

바삐바삐 가는 해여 / 駸駸徂年
어느덧 이미 달려갔구려 / 欻焉旣馳
평화로이 우는 저 기러기는 / 嗈彼鳴鴻
못가에 모여 있도다 / 集于澤陂
이 백발을 어루만지면서 / 撫玆華髮
홀로 개탄하고 길이 생각하니 / 慨獨永思
종일 두려워하며 뉘우친 일을 / 夕愓攸悔
아침에 다시 이를 도습하였네 / 朝已蹈之
우뚝도 하여라 옛날 안씨는 / 巍哉顔氏
뉘우치는 일이 없었다오 / 悔斯无祗
어찌 친구야 없으리오마는 / 豈無友朋
걱정하며 스스로 슬퍼하노라 / 耿耿自悲
바삐바삐 가는 해여 / 駸駸徂年
저 흐르는 물결 같구려 / 如彼逝波
온갖 초목은 다 시들고 / 百卉潛蹙
산중에 눈만 높이 쌓였네 / 山雪嵯峩
이 쇠퇴한 몸을 돌아보니 / 顧玆衰頹
해가 이미 기운 것과 같아라 / 如景旣俄
더러운 잡초 제거하지 못하여 / 蓁薉弗淸
자다가 깨어 탄식하고 노래하네 / 寤歎且歌
백성이 뉘우치지 못한 것도 / 民之弗悔
오히려 또한 비난이 있거늘 / 尙亦有義
뉘우치고도 고치지 못하니 / 悔而弗改
이를 어찌한단 말이뇨 / 云如之何
 
[주D-001]안씨(顔氏) : 공자의 제자인 안회(顔回)를 이름.
 
 
32. 석림 이 예경 노화 이 달밤에 찾아왔으므로,
 
소동파의 ‘정혜원에서 달밤에 걸어 나가다’의 시운에 차하다[石林李禮卿 魯和 月夜來訪 次韻蘇東坡定慧院月夜步出]
 
눈 온 뒤의 산집에 외로운 달 둥실 떠라 / 雪後山閣懸孤月
일 년 중에 이렇게 맑은 밤은 흔히 없으리 / 一年無多此淸夜
홀로 아이와 함께 처마 앞을 거니는데 / 獨與兒子步簷前
마침 훌륭한 손이 소나무 아래 찾아왔네 / 會有佳客來松下
외짝 새는 동류 생각에 늘 스스로 슬퍼하고 / 隻禽慕類常自悲
두 물은 처음 만나 급히 서로 쏟아내려라 / 兩水初逢急相瀉
양서에 집을 지어라 누구와 이웃할꼬 / 瀼西結屋誰與隣
섬중에 배 띄워라 자네가 그의 동류로세 / 剡中移船子其亞
동류끼리 교감하여 서로 찾을 줄을 알아라 / 同氣絪縕解相求
쓸쓸한 전대 사람을 참으로 빌릴 것 없네 / 異代蕭條眞不借
곧바로 화롯불 헤쳐 추위를 위로하고 / 徑撥爐灰慰寒凜
서둘러 국수 갖추어 반가움 표하노라 / 趣具湯餠表欣謝
어느새 붓과 먹이 술과 안주와 섞이어라 / 於焉筆墨錯羔醞
이러한 풍류가 오두막에서 일어나다니 / 如此風流起蟹舍
볏짚 자리에 앉히어라 요 깐 것보다 낫고 / 槀鞂溫存勝藉裀
별맛 없는 언 부추도 사탕수수 먹는 것 같네 / 凍虀酸薄如噉蔗
강 얼음 위를 밟으니 옥병처럼 맑아라 / 氷江且踏玉壺淸
시골에는 금오를 두려할 것도 없구려 / 鄕村不復金吾怕
서쪽 이웃의 참봉은 왜 돌아오질 않는고 / 西隣參奉胡不歸
함께 이문을 지어 나무람에 대비하세나 / 議作移文備嘲罵
 
[주C-001]‘정혜원에서 달밤에 걸어 나가다’ : 여기 소식(蘇軾)의 〈정혜원에서 달밤에 걸어 나가다[定慧院月夜步出]〉라는 시제(詩題)가 《소동파시집》에는 〈정혜원에 우거하면서 달밤에 우연히 나가다[定惠院寓居月夜偶出]〉로 되어 있다.
[주D-001]양서(瀼西)에 집을 지어라 : 양서는 사천성(四川省)에 있는 지명인데, 당(唐) 나라 두보(杜甫)가 일찍이 여기에 이사하여 살았었다.

 

[주D-002]섬중(剡中)에 …… 동류로세 : 진(晉) 나라 때 왕휘지(王徽之)가 눈 오는 밤에 갑자기 섬계(剡溪)에 사는 친구 대규(戴逵)가 생각나서 즉시 배를 타고 섬계를 향해 갔던 고사에서 온 말인데, 여기서는 곧 이노화(李魯和)를 왕휘지에 비유한 것이다.
[주D-003]시골에는 …… 없구려 : 금오(金吾)는 임금의 호위병인 집금오(執金吾)의 준말인데, 옛날에 도성(都城)에는 항상 야금(夜禁)을 두어 집금오가 이를 통제하였기 때

 

[주D-004]이문(移文)을 …… 대비하세나 : 산림에 은거하다가 변절하여 벼슬길에 나간 사람을 조롱하는 뜻으로, 남제(南齊) 때 공치규(孔稚圭)가 변절한 친구 주옹(周顒)을 두고 조롱을 가한 〈북산이문(北山移文)〉에서 온 말이다.
 
 

 

 
한 무제(漢武帝)가 팽오(彭吳)를 보내서 우수주(牛首州)를 개척하게 하였는데, 우수주는 바로 춘천(春川)이다
 
경진년 삼월 이십사일에 백씨를 모시고 순아의 납채(納采) 행사를 영솔하여, 작은 배를 타고 산수를 거슬러 올라가 춘천으로 향하였다. 그런데 지난해 충주를 갈 적에는 오언시를 지어 기행을 하되 전기의 강행시 일백 절구 가운데 칠십오 수만을 본받아 짓고 말았으므로, 이번에는 칠언시 이십오 수를 지어 그 부족분을 채우고, 또 잡체시 몇 수를 지어 함께 한 권을 만들었다. 산수(汕水)와 습수(濕水) 두 물이 용진(龍津)의 서쪽에서 모이는데, 산(汕)이란 산곡(山谷)의 물을 뜻하고, 습(濕)이란 원습(原濕)의 물을 뜻한다. 그러므로 북쪽 가닥을 산수라 하고, 남쪽 가닥을 습수라 한다.

지난해에는 황효수가에 있던 사람이 / 去歲黃驍水上人
금년 봄에는 다시 녹효수가에 왔나니 황효는 여주(驪州)이고 녹효는 홍천(洪川)이다. 그래서 남쪽을 황효수라 하고 북쪽을 녹효수라 한다. / 綠驍水上又今春
일생 동안 호묘에 일엽편주의 소원은 / 一生湖泖扁舟願
남은 생애를 몽땅 일민이 되는 거로세 예원진(倪元鎭)이 일찍이 일엽편주를 타고 호묘의 사이를 왕래했었다. / 全把餘齡作逸民

육십 나이 늙은이가 칠십 세 형을 따라라 / 六十翁隨七十兄
작은 배로 강 거슬러 오르기 용이하구려 / 瓜皮容易溯江行
해마다 이 즐거움을 어찌 적다고 하랴 / 年年此樂寧云少
다만 못둑에 풀이 또 돋아났기 때문일세중씨(仲氏)를 생각해서 한 말이다. / 只是池塘草又生

우수산의 앞에는 우수주가 있는데 / 牛首山前牛首州
팽오가 낸 옛길에 강물이 흘러내리네 / 彭吳故道水滺滺
아, 이정의 수경주가 부족한 곳이 많으니 / 李水註嗟多觖
돌아가서는 응당 한 책을 보충해야겠구려 / 歸日應須補一

오염으로 촉마를 무역하자니 어찌하랴 / 無那吳鹽換蜀麻
장삿배가 도시 태항산 수레의 모양이로세 / 賈船都是太行車
작은 고기잡이배들은 북보다 가볍기에 / 漁家艓子輕於杼
세차게 흐르는 여울과 깊은 물을 겁내지 않네 / 不怕飛湍與滾沙

사라담 가에 물새가 노니는 바위는 / 䤬鑼潭上鷿鷈巖
연한 녹색 짙은 홍색이 물 속에 잠겼어라 / 軟綠深紅水底涵
그 옛날 달밤에 피리 불던 곳 찾아가 보니 / 思就月中吹笛處
제비집이 예전대로 띳집 암자에 붙어 있네 / 鷰巢依樣著茅菴

그 옛날 동양부마가 노닐던 정자에는 / 東陽駙馬蕉時亭
구유와 마판 늘어 있고 청초만 뜰에 가득 / 皁櫪森抽綠滿庭
이제는 천만 점의 복숭아꽃이 없으니 / 不有桃花千萬點
끝내 쏘가리의 이름을 저버렸구려
/ 終然辜負鱖魚名
고랑 나루[皐浪渡]가에 동양위(東陽尉) 신공 익성(申公翊聖)의 수정(水亭) 유지(遺址)가 있다.

수종산 아래 흰 꽃이 어지러이 날리어라 / 水鍾山下白紛紛
천 그루 배나무 꽃이 일자의 구름 같구려 / 千樹梨花一字雲
왕융이 오얏씨 뚫던 일을 말하지 마소 / 休說王戎鑽李核
죽림칠현의 명칭에 남은 향기가 있다오
/ 竹林名號有餘芬

수곡의 아늑한 보금자리 한 초정에는 / 壽谷幽棲一草亭
정려의 다섯 홍살문이 번쩍번쩍 빛나는데 / 煌煌綽楔五紅櫺
산집의 송별하는 풍치가 후하기도 해라 / 山家送別風情厚
수양버들 그늘 속으로 술병을 가지고 오네 / 垂柳陰中帶酒甁
충렬공(忠烈公) 권순장(權順長)이 강화도에서 순절할 적에 자녀들도 따라 죽어 이곳에 정문(旌門)이 세워졌는데, 충렬공의 손자인 희(曦)가 술을 가지고 와서 송별하였다.

청평 마을은 강을 마주하여 위치했는데 / 淸平村色對江開
짧은 버들 갠 모래의 언덕을 안고 돌아라 / 短柳晴沙抱岸廻
곧바로 물의 근원 끊어진 곳에 당도하니 / 直到水窮源斷處
청산이 갑자기 배 한 척을 뱉어 내오네 / 靑山忽吐一船來

곧장 북으로 우수를 관통, 또 그 북동쪽엔 / 直北穿牛又北東
어지러운 산 속에 맑은 강물이 십 리인데 / 澄泓十里亂山中
방옹의 입협서 가운데 경치와 비교해 보니 / 放翁入峽書中景
한 굽이만 약간 다르고 두 굽이는 똑같네 / 一曲差殊二曲同

협구는 재갈을 푼 듯 동으로 떡 벌어졌고 / 峽口東呀似解箝
붉은 봉우리 뾰족뾰족 구름 위에 솟았는데 / 紫岑芒角入雲尖
영원이라 십 리에 복숭아꽃 흐르는 물은 / 靈源十里流花水
넉넉히 연기 물결을 한 자는 더 보태겠네 / 賸到煙波一尺添
바로 미원(迷源)의 동구(洞口)이다.

송의 마을 북쪽은 암석들이 험준해라 / 松漪村北石崔崔
천연의 금성철벽에 물굽이를 등지었네 / 天作金城背水隈
산봉에만 보루를 쌓기에 타당하리오 / 可但蒜峯宜築堡
태호와 간악이 다 진귀한 곳이라오 / 太湖艮嶽儘詼瓌
유서애(柳西厓)가 이르기를 “백성의 보루로 삼을 곳은 산봉만한 데가 없다.”고 했었다.

오장의 나무빛이 문득 곱게 펼쳐져라 / 鄔莊樹色忽姸敷
쇠잔한 산수가 별격으로 우회하였네 / 賸水殘山別格紆
문장 짓는 데 자연 법칙 닮은 걸 알려거든 / 要識文章肖天法
험한 곳에서 편평하게 펴는 걸 이루어야지 / 須從險處作平鋪

우측으로 홍천을 지나 입천에 이르러 / 右過洪川次笠川
유가만 아래서 잠깐 배를 멈추었는데 / 柳家灣下乍停船
석양 아래 한 조각 외로운 놀 그림자가 / 夕陽一片孤霞影
먼 봉우리 산불 연기를 비스듬히 끌어들이네 / 斜曳遙峯熂爐煙

발가벗은 몸 간들간들 머리엔 관을 쓰고서 / 身赤條條首戴冠
물 속에 그물 쳐 놓고 강 난간에 앉았어라 / 水中撈網坐江干
산골 마을 유자들이 모두가 이러한데 / 峽村儒者渾如此
그래도 호걸인 체 팔탄이라 자호하도다 / 猶自豪雄號八灘

백사장 햇빛 돌물결에 번쩍번쩍 빛나는데 / 沙日晶晶石閃鱗
메추리떼 높이 날고 들에는 사람 많아라 / 鷃堆高翥野多人
꽃은 고총을 에워싸서 붉은빛이 원만하고 / 花圍古塚紅無缺
풀은 막 불탄 데서 나와 푸른빛이 고르잖네 / 草出新燒綠未勻

한 조각 하늘이 골짝 어귀로부터 열리어라 / 一蓋天從峽口開
가릉의 산천 풍기가 또한 아름답구려 / 嘉陵風氣亦佳哉
석지산 빛은 하 멀리 구불구불 푸르른데 / 石芝山色逶迤綠
때때로 풍악 울리며 군수가 오는구나 / 絲竹時時郡守來
여기가 바로 가평군(加平郡) 앞이다.

곳곳마다 물 속에 들어가 사금을 일어라 / 淘金處處浪淘沙
밤에는 김허의 술 파는 집에 정박했는데 / 夜泊金墟賣酒家
사랑스러워라 이 문 앞의 짙푸른 물에 / 愛此門前紺綠水
어선이 버들가에 그림처럼 비껴 있는 것이 / 漁船如畫柳邊斜

꽃다운 물가 잔풀 뿌리에 물이 잠기어라 / 芳洲細草水沈根
남이 장군 자라던 마을이 아직도 있는데 / 生長南怡尙有村
언덕 위에 쓸쓸히 섰는 천 그루 밤나무가 / 岸上寂寥千樹栗
지금은 다시 이씨 집의 전원이 되었구려 / 如今還作李家園

남이섬 아래 위치해 있는 방아골을 방언에 의하면 섬[島嶼]을 섬(苫)이라 하는데, 《대명일통지(大明一統志)》에 나타나 있다. / 南怡苫下方阿兀
한문으로 번역하여 구곡이라 하는데 / 譯以文之臼谷云
아, 온조왕이 이곳에서 회군을 하였어라 / 溫祚回軍噫此地
큰눈이 하늘 가득 성대히 내렸었겠지 / 一天大雪想紛紛
《백제사(百濟史)》에 이르기를 “온조왕 18년 11월에 왕이 낙랑의 우두산성(牛頭山城)을 습격하려고 구곡(臼谷)까지 왔다가 큰눈이 내리자 이에 돌아갔다.” 하였다.

끊어진 골짝이 멀리 각리장과 통하였는데 / 絶峽遙開榷利場
고려의 옛 호칭으로 아직도 염창이라 하네 / 高麗舊號尙鹽倉
그 누가 알았으랴 유안의 상평염법이 / 誰知劉晏常平法
동파로 하여금 고기 맛을 잊게 하였을 줄을 / 解使東坡肉味忘
《고려사(高麗史)》식화지(食貨志) 염세조(鹽稅條)에 “오직 서민들은 포(布)를 바쳐서 관염(官鹽)을 무역하기 때문에 제도(諸道)에서 모두 소금의 이익을 독차지했다.” 하였는데, 춘천에 염창이 있는 것도 이 때문이었다.

검은 돌이 바둑처럼 펼쳐진 정족탄에서 / 䃜石棋鋪鼎足灘
북만한 작은 배가 푸른 물결 뚫고 나가라 / 一梭穿出綠漪瀾
황효의 어부와 가다가 서로 만나서는 / 黃驍漁子行相遇
또 물고기 사 가지고 저녁 반찬 만들었네 / 又買銀鱗付夕餐

난산의 한 면은 아직도 개척 안 된 곳이라 / 蘭山一面尙天荒
높은 허공에 잔도가 십 리나 건너질렀네 / 閣道飛空十里長
작라의 동쪽으로 거듭 머리 돌리니 / 鵲瀨東頭重回首
경기 지역의 산빛은 이미 아득하구려 / 京畿山色已迷茫
《여지승람(輿地勝覽)》에 이르기를 “난산은 본디 고구려(高句麗)의 배달현(背達縣)인데, 신라(新羅) 경덕왕(景德王)이 난산으로 고치어 우두주(牛頭州)의 영현(領縣)으로 삼았다.” 하였다. ○ 지금 상고하건대, 춘추의 남쪽 20리 문암(門巖) 밖에 등달협(燈達峽)이라는 곳이 있는데, 방언(方言)에 배(背=등)를 ‘등’이라 하는 것이고 보면 배달이 곧 등달인 것이다. 그렇다면 난산의 옛 현(縣)은 의당 지금 삼악(三嶽)의 남쪽에 있었을 것이다.

한 겹의 산 지나가니 또 한 겹의 산인데 / 一重山過一重山
수류만과 와류만이 서로 연하였어라 / 垂柳灣連臥柳灣
등달협 앞에서 서둘러 배에 닻을 올리니 / 燈達峽前催挂席
양쪽 절벽 푸르고 험준함 서로 마주하였네 / 兩厓相拍碧孱顔

이 길이 대체로 관통이라 이름할 만하여라 / 此行大抵可名穿
연구멍 같은 산하가 돈처럼 꿰어졌구려 / 藕孔山河貫似錢
이십오 현 거문고에 줄마다 한 곡씩 올려 / 二十五絃絃一曲
뱃노래를 새로이 예주편에 이어야겠네 / 櫂歌新續蕊州篇
두보(杜甫)의 시에 “즉시 파협으로부터 무탄을 관통하였네[卽從巴峽穿巫炭]” 하였다. 예주는 지금의 충주(忠州)이다.
 

 

[주C-001]천우기행(穿牛紀行) : 《사기(史記)》 평준서(平準書)에 의하면 한 무제 때에 팽오(彭吳)가 조선(朝鮮)에 길을 뚫고 조선을 멸망시킨 다음, 여기에 창해군(滄海郡)을 설치했다는 내용이 보인다.
[주D-001]못둑에 …… 때문일세 : 정약용 자신의 백씨(伯氏)에게는 자신 외에 훌륭한 아우가 있음을 뜻함. 남조 송(南朝宋) 때 사영운(謝靈運)이 시 한 구절을 채우지 못해 애를 쓰다가 갑자기 꿈에 아우인 사혜련(謝惠連)을 만나 그에게서 ‘못둑에 봄풀이 나다.[池塘生春草]’라는 구절을 얻었던 데서 온 말이다.

 

[주D-002]이정(李) : 다산의 제자이며, 수경에 관한 저술이 있다.
[주D-003]오염(吳鹽)으로 촉마(蜀麻) : 오염은 제염(製鹽)의 이름으로 중국에서 가장 유명한 소금이고, 촉마는 촉군(蜀郡)에서 생산되는 마포를 말한다.

 

[주D-004]장삿배가 …… 모양이로세 : 장삿배들이 험한 파도를 헤치고 다니는 데에 어려움이 많음을 비유한 말이다. 태항산 수레란 백거이(白居易)의 〈태항로(太行路)〉 시에 “태항산의 험난한 길은 수레를 파손할 만하다.[太行之路能摧車]” 한 데서 온 말이다.
[주D-005]천만 …… 저버렸구려 : 당(唐) 나라 때 은사인 장지화(張志和)의 〈어부가(漁父歌)〉 에 “서새의 산 앞에는 백로가 날아다니고, 복숭아꽃 흐르는 물엔 쏘가리가 살쪘어라.[西塞山前白鷺飛 桃花流水鱖魚肥]” 한 데서 온 말이다.

 

[주D-006]왕융(王戎)이 …… 있다오 : 진(晉) 나라 때 죽림칠현(竹林七賢)의 한 사람인 왕융이 자기 집에 좋은 종자의 오얏이 있어 이를 팔아서 돈을 모았는데, 그는 항상 남이 그 오얏 종자를 얻어 갈까 염려하여 오얏씨에 구멍을 뚫어 버렸다는 고사에서 온 말이다.《晉書 卷43》
[주D-007]방옹(放翁)의 입협서(入峽書) : 방옹은 송(宋) 나라 때의 시인 육유(陸游)의 호.

 

[주D-008]각리장(榷利場) : 정부(政府)에서 물품을 전매(專賣)하여 이익을 독차지하는 곳을 이름.
[주D-009]유안(劉晏)의 상평염법(常平鹽法) :
상평염법은 당(唐) 나라 때 유안이 염철사(鹽鐵使)로 있으면서 백성들을 위하여 제정한 염법으로, 소금이 적은 지방에 한하여 일정한 소금을 관고(官庫)에 저장해 두었다가 소금이 귀할 때에 이를 싼 값으로 백성들에게 매출(賣出)하도록 했던 것이다.《唐書 卷149》
 

 

 

[출처] 시(詩) 귀전시초(歸田詩草) [4]|작성자 새오늘

 

http://sambolove.blog.me/150101129139

- 블로그 미 <다산을 찾아서> 새오늘 님의 자료 중에서 전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