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1. 12. 01:00ㆍ詩
시(詩) 귀전시초(歸田詩草) [4] 제7권 / 다산시문집
[출처] 시(詩) 귀전시초(歸田詩草) [4]|작성자 새오늘 http://sambolove.blog.me/150101129139 - 블로그 미 <다산을 찾아서> 새오늘 님의 자료 중에서 전재 ......
어느덧 이미 저물었구려 / 欻焉旣暮
차가운 얼음과 눈이 / 氷雪凌凌
이 평탄한 길을 꽉 막았네 / 阻玆平路
총각 때는 명성이 있었는데 / 總角有聞
늘그막에는 칭찬을 못 받아라 / 白首無譽
저녁에 허물을 짓고 나서 / 夕而造愆
아침에는 이미 깨닫건만 / 朝焉已悟
깨닫고 나서도 고치지 못하니 / 悟而弗改
진흙 위에 진흙을 더함이로세 / 如塗塗附
저 훌륭한 선비가 생각난다 / 念彼良士
가서 애닯게 하소연하리 / 怛焉往愬
바삐바삐 가는 해여 / 駸駸徂年
어느덧 이미 달려갔구려 / 欻焉旣馳
평화로이 우는 저 기러기는 / 嗈彼鳴鴻
못가에 모여 있도다 / 集于澤陂
이 백발을 어루만지면서 / 撫玆華髮
홀로 개탄하고 길이 생각하니 / 慨獨永思
종일 두려워하며 뉘우친 일을 / 夕愓攸悔
아침에 다시 이를 도습하였네 / 朝已蹈之
우뚝도 하여라 옛날 안씨는 / 巍哉顔氏
뉘우치는 일이 없었다오 / 悔斯无祗
어찌 친구야 없으리오마는 / 豈無友朋
걱정하며 스스로 슬퍼하노라 / 耿耿自悲
바삐바삐 가는 해여 / 駸駸徂年
저 흐르는 물결 같구려 / 如彼逝波
온갖 초목은 다 시들고 / 百卉潛蹙
산중에 눈만 높이 쌓였네 / 山雪嵯峩
이 쇠퇴한 몸을 돌아보니 / 顧玆衰頹
해가 이미 기운 것과 같아라 / 如景旣俄
더러운 잡초 제거하지 못하여 / 蓁薉弗淸
자다가 깨어 탄식하고 노래하네 / 寤歎且歌
백성이 뉘우치지 못한 것도 / 民之弗悔
오히려 또한 비난이 있거늘 / 尙亦有義
뉘우치고도 고치지 못하니 / 悔而弗改
이를 어찌한단 말이뇨 / 云如之何
일 년 중에 이렇게 맑은 밤은 흔히 없으리 / 一年無多此淸夜
홀로 아이와 함께 처마 앞을 거니는데 / 獨與兒子步簷前
마침 훌륭한 손이 소나무 아래 찾아왔네 / 會有佳客來松下
외짝 새는 동류 생각에 늘 스스로 슬퍼하고 / 隻禽慕類常自悲
두 물은 처음 만나 급히 서로 쏟아내려라 / 兩水初逢急相瀉
양서에 집을 지어라 누구와 이웃할꼬 / 瀼西結屋誰與隣
섬중에 배 띄워라 자네가 그의 동류로세 / 剡中移船子其亞
동류끼리 교감하여 서로 찾을 줄을 알아라 / 同氣絪縕解相求
쓸쓸한 전대 사람을 참으로 빌릴 것 없네 / 異代蕭條眞不借
곧바로 화롯불 헤쳐 추위를 위로하고 / 徑撥爐灰慰寒凜
서둘러 국수 갖추어 반가움 표하노라 / 趣具湯餠表欣謝
어느새 붓과 먹이 술과 안주와 섞이어라 / 於焉筆墨錯羔醞
이러한 풍류가 오두막에서 일어나다니 / 如此風流起蟹舍
볏짚 자리에 앉히어라 요 깐 것보다 낫고 / 槀鞂溫存勝藉裀
별맛 없는 언 부추도 사탕수수 먹는 것 같네 / 凍虀酸薄如噉蔗
강 얼음 위를 밟으니 옥병처럼 맑아라 / 氷江且踏玉壺淸
시골에는 금오를 두려할 것도 없구려 / 鄕村不復金吾怕
서쪽 이웃의 참봉은 왜 돌아오질 않는고 / 西隣參奉胡不歸
함께 이문을 지어 나무람에 대비하세나 / 議作移文備嘲罵
[주D-001]양서(瀼西)에 집을 지어라 : 양서는 사천성(四川省)에 있는 지명인데, 당(唐) 나라 두보(杜甫)가 일찍이 여기에 이사하여 살았었다.
[주D-003]시골에는 …… 없구려 : 금오(金吾)는 임금의 호위병인 집금오(執金吾)의 준말인데, 옛날에 도성(都城)에는 항상 야금(夜禁)을 두어 집금오가 이를 통제하였기 때
지난해에는 황효수가에 있던 사람이 / 去歲黃驍水上人
금년 봄에는 다시 녹효수가에 왔나니 황효는 여주(驪州)이고 녹효는 홍천(洪川)이다. 그래서 남쪽을 황효수라 하고 북쪽을 녹효수라 한다. / 綠驍水上又今春
일생 동안 호묘에 일엽편주의 소원은 / 一生湖泖扁舟願
남은 생애를 몽땅 일민이 되는 거로세 예원진(倪元鎭)이 일찍이 일엽편주를 타고 호묘의 사이를 왕래했었다. / 全把餘齡作逸民
육십 나이 늙은이가 칠십 세 형을 따라라 / 六十翁隨七十兄
작은 배로 강 거슬러 오르기 용이하구려 / 瓜皮容易溯江行
해마다 이 즐거움을 어찌 적다고 하랴 / 年年此樂寧云少
다만 못둑에 풀이 또 돋아났기 때문일세중씨(仲氏)를 생각해서 한 말이다. / 只是池塘草又生
우수산의 앞에는 우수주가 있는데 / 牛首山前牛首州
팽오가 낸 옛길에 강물이 흘러내리네 / 彭吳故道水滺滺
아, 이정의 수경주가 부족한 곳이 많으니 / 李水註嗟多觖
돌아가서는 응당 한 책을 보충해야겠구려 / 歸日應須補一
오염으로 촉마를 무역하자니 어찌하랴 / 無那吳鹽換蜀麻
장삿배가 도시 태항산 수레의 모양이로세 / 賈船都是太行車
작은 고기잡이배들은 북보다 가볍기에 / 漁家艓子輕於杼
세차게 흐르는 여울과 깊은 물을 겁내지 않네 / 不怕飛湍與滾沙
사라담 가에 물새가 노니는 바위는 / 䤬鑼潭上鷿鷈巖
연한 녹색 짙은 홍색이 물 속에 잠겼어라 / 軟綠深紅水底涵
그 옛날 달밤에 피리 불던 곳 찾아가 보니 / 思就月中吹笛處
제비집이 예전대로 띳집 암자에 붙어 있네 / 鷰巢依樣著茅菴
그 옛날 동양부마가 노닐던 정자에는 / 東陽駙馬蕉時亭
구유와 마판 늘어 있고 청초만 뜰에 가득 / 皁櫪森抽綠滿庭
이제는 천만 점의 복숭아꽃이 없으니 / 不有桃花千萬點
끝내 쏘가리의 이름을 저버렸구려 / 終然辜負鱖魚名
수종산 아래 흰 꽃이 어지러이 날리어라 / 水鍾山下白紛紛
천 그루 배나무 꽃이 일자의 구름 같구려 / 千樹梨花一字雲
왕융이 오얏씨 뚫던 일을 말하지 마소 / 休說王戎鑽李核
죽림칠현의 명칭에 남은 향기가 있다오 / 竹林名號有餘芬
수곡의 아늑한 보금자리 한 초정에는 / 壽谷幽棲一草亭
정려의 다섯 홍살문이 번쩍번쩍 빛나는데 / 煌煌綽楔五紅櫺
산집의 송별하는 풍치가 후하기도 해라 / 山家送別風情厚
수양버들 그늘 속으로 술병을 가지고 오네 / 垂柳陰中帶酒甁
청평 마을은 강을 마주하여 위치했는데 / 淸平村色對江開
짧은 버들 갠 모래의 언덕을 안고 돌아라 / 短柳晴沙抱岸廻
곧바로 물의 근원 끊어진 곳에 당도하니 / 直到水窮源斷處
청산이 갑자기 배 한 척을 뱉어 내오네 / 靑山忽吐一船來
곧장 북으로 우수를 관통, 또 그 북동쪽엔 / 直北穿牛又北東
어지러운 산 속에 맑은 강물이 십 리인데 / 澄泓十里亂山中
방옹의 입협서 가운데 경치와 비교해 보니 / 放翁入峽書中景
한 굽이만 약간 다르고 두 굽이는 똑같네 / 一曲差殊二曲同
협구는 재갈을 푼 듯 동으로 떡 벌어졌고 / 峽口東呀似解箝
붉은 봉우리 뾰족뾰족 구름 위에 솟았는데 / 紫岑芒角入雲尖
영원이라 십 리에 복숭아꽃 흐르는 물은 / 靈源十里流花水
넉넉히 연기 물결을 한 자는 더 보태겠네 / 賸到煙波一尺添
송의 마을 북쪽은 암석들이 험준해라 / 松漪村北石崔崔
천연의 금성철벽에 물굽이를 등지었네 / 天作金城背水隈
산봉에만 보루를 쌓기에 타당하리오 / 可但蒜峯宜築堡
태호와 간악이 다 진귀한 곳이라오 / 太湖艮嶽儘詼瓌
오장의 나무빛이 문득 곱게 펼쳐져라 / 鄔莊樹色忽姸敷
쇠잔한 산수가 별격으로 우회하였네 / 賸水殘山別格紆
문장 짓는 데 자연 법칙 닮은 걸 알려거든 / 要識文章肖天法
험한 곳에서 편평하게 펴는 걸 이루어야지 / 須從險處作平鋪
우측으로 홍천을 지나 입천에 이르러 / 右過洪川次笠川
유가만 아래서 잠깐 배를 멈추었는데 / 柳家灣下乍停船
석양 아래 한 조각 외로운 놀 그림자가 / 夕陽一片孤霞影
먼 봉우리 산불 연기를 비스듬히 끌어들이네 / 斜曳遙峯熂爐煙
발가벗은 몸 간들간들 머리엔 관을 쓰고서 / 身赤條條首戴冠
물 속에 그물 쳐 놓고 강 난간에 앉았어라 / 水中撈網坐江干
산골 마을 유자들이 모두가 이러한데 / 峽村儒者渾如此
그래도 호걸인 체 팔탄이라 자호하도다 / 猶自豪雄號八灘
백사장 햇빛 돌물결에 번쩍번쩍 빛나는데 / 沙日晶晶石閃鱗
메추리떼 높이 날고 들에는 사람 많아라 / 鷃堆高翥野多人
꽃은 고총을 에워싸서 붉은빛이 원만하고 / 花圍古塚紅無缺
풀은 막 불탄 데서 나와 푸른빛이 고르잖네 / 草出新燒綠未勻
한 조각 하늘이 골짝 어귀로부터 열리어라 / 一蓋天從峽口開
가릉의 산천 풍기가 또한 아름답구려 / 嘉陵風氣亦佳哉
석지산 빛은 하 멀리 구불구불 푸르른데 / 石芝山色逶迤綠
때때로 풍악 울리며 군수가 오는구나 / 絲竹時時郡守來
곳곳마다 물 속에 들어가 사금을 일어라 / 淘金處處浪淘沙
밤에는 김허의 술 파는 집에 정박했는데 / 夜泊金墟賣酒家
사랑스러워라 이 문 앞의 짙푸른 물에 / 愛此門前紺綠水
어선이 버들가에 그림처럼 비껴 있는 것이 / 漁船如畫柳邊斜
꽃다운 물가 잔풀 뿌리에 물이 잠기어라 / 芳洲細草水沈根
남이 장군 자라던 마을이 아직도 있는데 / 生長南怡尙有村
언덕 위에 쓸쓸히 섰는 천 그루 밤나무가 / 岸上寂寥千樹栗
지금은 다시 이씨 집의 전원이 되었구려 / 如今還作李家園
남이섬 아래 위치해 있는 방아골을 방언에 의하면 섬[島嶼]을 섬(苫)이라 하는데, 《대명일통지(大明一統志)》에 나타나 있다. / 南怡苫下方阿兀
한문으로 번역하여 구곡이라 하는데 / 譯以文之臼谷云
아, 온조왕이 이곳에서 회군을 하였어라 / 溫祚回軍噫此地
큰눈이 하늘 가득 성대히 내렸었겠지 / 一天大雪想紛紛
끊어진 골짝이 멀리 각리장과 통하였는데 / 絶峽遙開榷利場
고려의 옛 호칭으로 아직도 염창이라 하네 / 高麗舊號尙鹽倉
그 누가 알았으랴 유안의 상평염법이 / 誰知劉晏常平法
동파로 하여금 고기 맛을 잊게 하였을 줄을 / 解使東坡肉味忘
검은 돌이 바둑처럼 펼쳐진 정족탄에서 / 䃜石棋鋪鼎足灘
북만한 작은 배가 푸른 물결 뚫고 나가라 / 一梭穿出綠漪瀾
황효의 어부와 가다가 서로 만나서는 / 黃驍漁子行相遇
또 물고기 사 가지고 저녁 반찬 만들었네 / 又買銀鱗付夕餐
난산의 한 면은 아직도 개척 안 된 곳이라 / 蘭山一面尙天荒
높은 허공에 잔도가 십 리나 건너질렀네 / 閣道飛空十里長
작라의 동쪽으로 거듭 머리 돌리니 / 鵲瀨東頭重回首
경기 지역의 산빛은 이미 아득하구려 / 京畿山色已迷茫
한 겹의 산 지나가니 또 한 겹의 산인데 / 一重山過一重山
수류만과 와류만이 서로 연하였어라 / 垂柳灣連臥柳灣
등달협 앞에서 서둘러 배에 닻을 올리니 / 燈達峽前催挂席
양쪽 절벽 푸르고 험준함 서로 마주하였네 / 兩厓相拍碧孱顔
이 길이 대체로 관통이라 이름할 만하여라 / 此行大抵可名穿
연구멍 같은 산하가 돈처럼 꿰어졌구려 / 藕孔山河貫似錢
이십오 현 거문고에 줄마다 한 곡씩 올려 / 二十五絃絃一曲
뱃노래를 새로이 예주편에 이어야겠네 / 櫂歌新續蕊州篇
[주D-001]못둑에 …… 때문일세 : 정약용 자신의 백씨(伯氏)에게는 자신 외에 훌륭한 아우가 있음을 뜻함. 남조 송(南朝宋) 때 사영운(謝靈運)이 시 한 구절을 채우지 못해 애를 쓰다가 갑자기 꿈에 아우인 사혜련(謝惠連)을 만나 그에게서 ‘못둑에 봄풀이 나다.[池塘生春草]’라는 구절을 얻었던 데서 온 말이다.
[주D-003]오염(吳鹽)으로 촉마(蜀麻) : 오염은 제염(製鹽)의 이름으로 중국에서 가장 유명한 소금이고, 촉마는 촉군(蜀郡)에서 생산되는 마포를 말한다.
[주D-005]천만 …… 저버렸구려 : 당(唐) 나라 때 은사인 장지화(張志和)의 〈어부가(漁父歌)〉 에 “서새의 산 앞에는 백로가 날아다니고, 복숭아꽃 흐르는 물엔 쏘가리가 살쪘어라.[西塞山前白鷺飛 桃花流水鱖魚肥]” 한 데서 온 말이다.
[주D-007]방옹(放翁)의 입협서(入峽書) : 방옹은 송(宋) 나라 때의 시인 육유(陸游)의 호.
[주D-009]유안(劉晏)의 상평염법(常平鹽法) : 상평염법은 당(唐) 나라 때 유안이 염철사(鹽鐵使)로 있으면서 백성들을 위하여 제정한 염법으로, 소금이 적은 지방에 한하여 일정한 소금을 관고(官庫)에 저장해 두었다가 소금이 귀할 때에 이를 싼 값으로 백성들에게 매출(賣出)하도록 했던 것이다.《唐書 卷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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