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 시와 그림]1. - 연구(聯句) / 유한당 홍씨 가족

2016. 2. 3. 21:37茶詩




       [차, 시와 그림] 1. 연구(聯句)  / 유한당 홍씨 가족


      


                                    <연구(聯句)>

                                           유한당 홍씨<1791(정조 15)∼?>



비 개인 뒤 갓 돋은 달 밝으니,(족수당)
흐르는 그림자 성긴 발에 어리네(영수합)
먼데서 오신 손님은 흥도 많으셔(영수합)
밝은 빛을 모두 싫어하지 않는구나(석주)


허공은 밝고 하늘은 넓고 넓은데(석주)
이슬은 내려서 옷을 적시네(길주)
누각은 허공 속에 걸려 있고(길주)
달은 산봉우리에 걸려 있네(원주)


구름 안에 들어가면 구름 밖은 고요한데(원주)
나무 사이사이로 별들은 걸려 있네(현주)
밤을 재촉하여 등을 걸었는데(현주)
바람이 노래하니 호각소리 짧아지는구나(족수당)


서로 보고 환소하며(족수당)
둥글게 모여 앉아 술에 취한다(영수합)

붓을 휘둘러 시를 지으니(영수합)
이루지 못하면 벌주로서 술잔을 기울이네(석주)


빙 돌아 서 있는 아름다운 나무들에게(석주)
반찬과 소금 갖추어 공양한다(길주)
차는 익어 시정에 젖어드니(길주)
거문고 맑은 소리 고운 손에 울린다(원주)


참으로 다정하고 즐거운 이 마음을(원주)
가도 가도 버릴 수 없구려(현주)
머리 들어보니 은하수는 기우는데(현주)
이 기쁨 달님에게 물어 본다(족수당)


                  - 《유한당 시고》 <연구(聯句)> 중 일부




이 시는 정조의 부마사위이며, 초의 스님에게 《동다송을 짓게 한
해거도인 홍현주의 가족들이 둘러앉아
 차회를 즐기며 한 구절씩 읊어 지은 연작시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가족들이 둘러앉아 연작시를 짓는다는 것은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일일 것이다

아버지  : 족수당 홍인모 (足睡堂  仁模) 《족수당집》
어머니 : 영수합 서씨(令壽閤徐氏)   《영수합고》
큰형 : 연천 홍석주(淵泉 洪奭周)  ‘호문왕(好文王)’ 으로 불리던 대학자
둘째형 : 항해 홍길주(沆瀣洪吉周) 《수여난필》, 《수여방필》
누님 : 유한당 홍원주(幽閑堂 洪原周) 유한당시고》
셋째 아들 : 해거도인 홍현주(海居都尉,洪顯周) 부인: 숙선옹주

                                                       - 월간 《차의 세계》2007년 12월호 참조



       ▲ 하늘소리 - 樂  /  최경수
                                                         사진 자료 : (뉴스투데이=윤혜영 선임기자)



  최경수 崔敬壽 Choi Kyung Soo
  경북대/홍익대학교 대학원 석사과정 졸업
경상북도 김천시  ‘항소재(恒素齋)’에서 작품 활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