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 시와 그림] 2.차를 마셔요, 우리 / 이해인

2016. 2. 4. 02:28茶詩



     [차, 시와 그림] 2. 차를 마셔요, 우리   / 이해인

 

 차를 마셔요, 우리


                                         (이해인·수녀 시인, 1945 ~)



오래 사랑하는 법을 배우고 싶거든
차를 마셔요, 우리
찻잔을 사이에 두고
우리 마음에 끓어오르는
담백한 물빛 이야기를
큰 소리로 고백하지 않아도 익어서 더욱
향기로운 사람이 될 수 있도록
함께 차를 마셔요 

 
오래 기뻐하는 법을 배우고 싶거든
차를 마셔요, 우리
마음의 창을 활짝 열고
산을 닮은 어진 눈빛과
바다를 닮은 푸른 지혜로
치우침 없는 중용을 익히면서
언제나 은은한 미소를 지을 수 있도록
함께 차를 마셔요 

 
오래 참고 기다리는 법을 배우고 싶거든
차를 마셔요, 우리
뜻대로만 되지 않는 세상일들
혼자서 만들어 내는 쓸쓸함
남이 만들어 준 근심과 상처들을
단숨에 잊을 순 없어도
노여움을 품지 않을 수 있는
용기를 배우며 함께 차를 마셔요 

 
차를 마시는 것은
사랑을 마시는 것
기쁨을 마시는 것
기다림을 마시는 것이라고





호계삼소(虎溪三笑)가 연상되는

이공린(李公麟)의 <산장도(山莊圖)>



李公麟《龙眠山庄图》第(九)段高清大图赏析


용면산장도 부분 제9  /  이공린


그림 오른쪽 폭포 아래 수운연(垂雲淵) 가에서  문사(文士)인 듯한 세명이 앉아 담소를 하고 있고,

왼쪽 하부에서는 차 달이는 연기가 마치 운무인양 피어 오른다.

수운연이라는 담(潭) 이름과 함께  수승화강(水昇火降)과 화승수강(火昇水降)을 통한

자연스러운 어울림, 즉 자연순환(自然循環)을 느껴볼 수 있다.


연기의 오름과 폭포수의 흘러내림의 사이에 놓여 있는 낭떠러지 길을 그리고 있다.

학문 연마와 구도 과정의 험난함을 표현한 것으로 여겨지나,

 앞사람(先人)들에 의해 이미 잘 닦여져 있는 그 길의 평탄함까지 함께 보아야 할 것이다.





李公麟《龙眠山庄图》第(七)段高清大图赏析

용면산장도 부분 제7  /  이공린 

 따로 육상저옹의 <정행검덕(精行儉德)> 다시 논할 필요가 없는 정경이 담백하게 그려져 있다.

 옥룡협 폭포 아래 왼쪽 바위 위에서 두 사람의 문사가 책을 읽으며 서로 문답하고 있다.


부분도 제7 왼쪽 아래 부분의 시냇물에는 차를 나르는(송다 送茶) 사람이  징검다리를 건너고 있고
바위에 앉아 있는 스님과 문사에게 차를 올리는(헌다 獻茶) 광경이 생생하게 그려져 있다.
찻자리의 검소한 덕이 돋보인다.


李公麟《龙眠山庄图》第(八)段高清大图赏析

용면산장도 부분 제8  /  이공린


<용면산장도> 부분도 제7과 제8은 서로 이어지는 그림으로서,
제8도 오른쪽 아래에서 삼각대형 현가(懸架)에 주전자를 걸고 차를 달이는(자다 煮茶)하는 사람 옆에
야외용 차 모듬바구니인  도람(都籃)이 놓여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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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고자료>


  나라 李公麟[이공린]  : 벼슬을 그만두고 龍眠山[용면산]에 들어가 지내며 龍眠居士[용면거사]라 호를 짓고 날마다 용면산을 그렸다고 함.

  그가 그린 山莊圖[산장도]는 세상의 보물로 일컬어졌으며 특히 인물의 묘사에 뛰어나  顧愷之[고개지]張僧繇[장승요]버금간다는 평가를 받았다. [宋史 卷444]



     이공린(李公麟, 1049~1106)은 북송(北宋)의 관료ㆍ문인ㆍ화가로, 자는 백시(伯時), 호는 용면거사(龍眠居士)이다. 특히 말〔馬〕 그림과 인물화를 잘 그려서 당시 사류(士類)들이 그를 고개지(顧愷之, 약 345~406), 남조 양나라의 장승요(張僧繇), 당나라의 오도자(吳道子) 다음으로 꼽으며 송대(宋代) 제일이라고 평하였다.


    그림 대상의 윤곽을 먹선으로 그리고 먹선 안쪽은 그대로 하얗게 비워두는 백묘법(白描法)을 대성한 사람이다.

대표작으로는 오마도《五马图》, 임서언목방도《临韦偃牧放图 , 유마힐상《维摩诘像》, 용면산장도《龙眠山庄图》、망천도《辋川图》, 구가도《九歌图》、낙신부도《洛神赋图》, 연사도《莲社图》, 서원아집도 《西园雅集图》, 백마도《百马图》등이 있다.  (*** 간체자(簡體字) 한자는 스크랩할 때 지원되지 않아 ??로 표시되나 그냥 클릭하면 해당 그림을 보실 수 있어 그대로 둡니다.)


     이공린의  <용면산장도>는 우리나라에도 잘 알려져, 조선조 후기 문인 무명자 윤기(無名子 尹愭)의 <무명자집>의 《그림 병풍을 보고 (畫屛序)》라는 글을  소개한다. 


     " 옛날 이공린(李公麟) 〈용면산장도(龍眠山莊圖)〉를 그렸는데, 그 뒤로 용면산에 들어가는 사람은 발길 가는 대로 걸어도 저절로 길을 찾을 수 있었으며, 마치 꿈에서 보거나 전생에 겪은 일처럼 산속의 수석(水石)과 초목을 보면 누구에게 묻지 않아도 그 이름을 알고, 산속에서 고기를 잡거나 나무하는 사람, 은거하는 사람을 만나면 이름을 묻지 않고도 누구인지 알아보았다. 이는 다름이 아니라 타고난 근기(根器)와 합치되어 노력하지 않아도 저절로 기억되었기 때문이니, 아무리 취중이라도 사람이 코로 술을 마시지는 않고, 아무리 꿈속이라도 발로 물건을 잡지는 않는 것과 같다. 이공린은 산속에 있을 때 어떤 물건에도 마음이 얽매이지 않았다. 그래서 정신이 만물과 통하였으니, 마침내 만물이 마음에 떠올라 손끝에서 형상화된 것이다. 이것이 화술(畫術)의 높고 낮음만 따져서 논할 수 있는 것이겠는가? "

                                               무술년(1778) 6월 43일에 무명자가 씀.


                    -  윤기 무명자집/그림 병풍을 보고〔畫屛序〕| 무명자(無名子) 윤기(尹愭 1741~1826)



   이공린의 <용면산장도>는 무명자 윤기의 문집에 나타난 바와 같이 그림만 보고도 처음 용면산을 찾는 사람들도 용면산장을 쉽게 찾아 갈 수 있을 정도로 묘사가 자세하고, 심지어 나뭇잎 모양이나 가지 뻗은  형상을 보고 나무의 수종(樹種)을 알 수 있을 만큼 세밀하게 그려졌다. 이 당시에는 진경산수화라는 용어가 쓰이지 않았으나 진경산수 세밀화 다운 필치가 돋보이는 그림이다.


   선조 세종의 아들인 안평대군의 비해당(匪懈堂) 소장본에도 이공린의 <영척장가도(寗戚長歌圖)>가 포함되어 있음을  <동문선 제82() / 화기(畵記)>에  " 이공린(李公麟)자호(自號)는 용면거사(龍眠居士)인데 널리 듣고 정밀하게 알았으며, 그 그림은 뜻을 세우는 것으로 위주하는데 더욱 인물을 잘 그렸다. 지금 영척장가도(寗戚長歌圖) 하나가 있는데, 송휘종(宋徽宗)의 어필로 된 제()에 이르기를, '형기(形氣)가 소쇄하여 그림을 펼쳐놓고 구경할 때마다 남산 백석(白石)의 소리가 어렴풋이 사람의 귀에 들린다.' " 라고 신숙주가 쓴  글로 알 수 있다.


   제일 아래에 표기된 인터넷 주소(blog.sina.com.cn/s/blo...  )를 클릭하면  <용면산장도>의 연결도의 하편을 보실 수 있는데,하편의 연결 주소로 상편까지  보시면 그림 곳곳에서 문사(文士)들과 스님들이 청담(淸談)을 나누거나, 관폭(觀瀑)을 즐기기도 하고, 강론을 함께 듣기도 하며 혹은  동굴 안에서 연공(練功)을 하는 광경들이 나타난다.


   이러한 장면들은 송(宋)나라 진성유(陳聖兪)의 《여산기(廬山記)》에 기록되어 있는  " 동진(東晉)의 고승 혜원법사(慧遠法師)가 찾아온 문인 도연명(陶淵明)과 도를 아는 선비인 육수정(陸修靜)을 배웅하면서 함께 이야기를 나누다 도취한 나머지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호계를 지나쳐 버리고는 모두 크게 웃어 댔다."는 호계삼소( 虎溪三笑)의 고사가 연상되는 광경이다.


이들이 함께 있는 곳에서 약간 떨어진 곳에서 다동(茶童)이나 시자(侍者)들이 차를 달이고 차를 나르며 또는 헌다(獻茶)하는 장면들이 사실적으로 그려져 있다. 대자연 속에서 느껴볼 수 있는 마음의 평온과 종파를 뛰어넘는 이들의 청아한 교류, 따뜻한 차를 함께 나누는 모습에서  마음 어느 한자락에서부터 한기(寒氣)를 날려버리는 훈훈한 바람이 불어올 것만 같다.




연결된 그림을 보시려면  아래 <신랑박객(新浪博客)>  사진자료를 참조하시길 바랍니다.




 李公麟《山莊圖》(下)賞析(國寶珍品)_香如故_新浪博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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