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 ▲ 포르투갈 코아국립박물관 안토니오 마르티노 밥티스타(A.Baptista) 관장이 9일 울산박물관에서 열린 국제학술대회에서 ‘코아계곡의 암각화’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날 학술대회는 울산암각화박물관이 개최한 특별전(기적의 바위그림-코아계곡의 암각화)의 연계행사로 마련됐다. 임규동기자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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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포루투갈 코아계곡 암각화는 세계 최대의 후기 구석기시대 야외 암각화군이자 세계 유적보존 사례에 있어서도 매우 특별한 곳이다. 9일 울산암각화박물관에서 시작된 ‘기적의 바위그림-코아계곡의 암각화’에서는 안토니오 마르티노 밥티스타(A.Baptista) 포르투갈 코아국립박물관장이 직접 관람객을 이끌며 전시물을 일일이 설명했다.
“코아계곡의 역사적 흔적은 그 시대 사람들이 원자재를 교환하고 유대를 강화하기 위하여 노력한 흔적입니다. 특히 암각화는 사람들을 모이게 하는 중요한 요인이 됐을 겁니다. 신화적 시대에서 수천 년이 흐른 오늘날까지도 암각화는 여전히 사람을 불러모으는 소중한 자산이 되고 있어요.”
코아계곡 암각화는 1994년 코아강 댐공사가 상당히 진행된 뒤 발견됐고 곧 수몰될 처지였다. 그러나 포르투갈 정부는 암각화가 국가에너지의 20%를 담당할 댐 건설보다 중요하다고 판단했고 이듬해인 1995년 결국 댐 건설을 중지했다. 전력회사에도 1억2000만 유로를 갚아야 하는 등 국가의 전략사업은 차질을 빚었지만 이후 20년간 코아 지역은 이를 상쇄하고도 남을 가장 선도적인 프로젝트로 평가받고 있다.
2010년 개관한 코아국립박물관은 그 일대 가장 중요한 관광명소이기도 하다. 박물관은 암각화와 함께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포도밭의 경관과 유적보존을 위한 프로젝트를 연결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으며 침체된 경기를 부흥시키는 문화시설로도 기여를 하고 있다.
밥티스타 관장은 “행정가나 정치인 등 몇몇 사람들에게 맡겨서는 유적의 가치를 제대로 지켜낼 수 없어요. 코아 계곡 암각화는 발견부터 댐공사 중지 결정, 공원지정, 세계문화유산 등재까지 불과 4년이 걸렸어요. 구석기에서 철기에 이르는 제작시기와 방대한 규모가 남다른 면이 있었지만 그 무엇보다 열정적인 전문가 활동과 그에 호응한 국민적 합의가 큰 힘이 됐습니다.”
밥티스타 관장은 시민들이 무관심한 상태에서는 어떠한 문화재도 그 가치를 제대로 빛낼 수 없다고 강조했다.
한편 울산암각화박물관은 이번 특별전과 연계하여 10일 오전 10시부터 5시30분까지 울산박물관 대강당에서 ‘반구대암각화 제작연대 규명’을 위한 학술대회를 연다. 신석기 시대설을 주장하는 강봉원 경주대 교수의 발표와 기존의 청동기 시대설을 고수하는 김권구 계명대 교수의 논거비판이 이어진다. 황상일 경북대 교수는 선사시대 태화강 중류와 하류의 인간생활을 주제로 발표한다.
홍영진기자 thinpizza@ksilbo.co.kr<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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