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우당 홍기대 조선백자와 80년

2016. 2. 24. 11:48도자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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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당 홍기대 조선백자와 80년

  • 청구기호631.2/홍18ㅇ
  • 저자명홍기대 지음
  • 출판사컬처북스
  • 출판년도2014년 2월
  • ISBN9788992074629
  • 가격28,000원

상세정보

   아흔넷을 앞둔 저자는 80년 전의 기억을 더듬어 경성의 고급 지필묵 가게인 구하산방에서 점원으로 일을 시작할 때 부터의 골동 인생을 회고하는 조선백자에 관한 이야기이다. 유명한 명품들과 별의별 사람들과 엮이며 겪었던 미술 시장의 사건들을 기록하고 도록 형식으로 저자가 기억나는 도자를 모아 설명을 덧붙였다.



책 소 개


골동상의 역사, 우당 홍기대가 회고한 ‘조선백자와 80년’
   우당 홍기대(1921년생)는 우리나라 골동계의 역사이자 산증인이다. 열네 살이라는 어린 나에 경성의 고급 지필묵 가게인 구하산방(九霞山房)의 점원으로 일을 시작해 80여 년을 한결같이 골동 일을 해왔으니, 그 자신의 인생이 우리나라 골동의 역사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우당 이 골동 일을 배우기 시작한 시기는 일제 강점기 말인데, 일본인들이 골동을 활발히 수집·거래했으며, 간송 전형필을 비롯한 국내 소장가들도 활동하던 시기였다. 광복과 6·25 한국전쟁을 거치면서 우리 골동계도 큰 변화를 겪게 되었는데, 패망 후 일본으로 돌아간 소장가들이 가지고 가지 못한 고미술품들이 쏟아져 나왔으며, 전쟁으로 많은 고미술품이 훼손, 파괴되기도 했다. 이후 사회, 경제적으로 안정을 되찾으면서 국내 유명 미술관의 컬렉터들이 본격적으로 고미술품을 수집하게 된다. 우당은 이런 격동기에 조선백자를 중심으로, 나름의 소신과 원칙으로 고미술품 중개하고 수집을 했다. 이 책에서 우당은 가족사적인 내용은 물론이고, 고미술 현장에서 그간 만나고 겪어 온 컬렉터, 서화가, 골동 상인들, 그가 중개했거나 그를 스쳤던 도자기 명품과 스스로 소장했던 도자 소품들을 담담히 풀어 썼다.

1930~40년대 경성의 고미술계 풍경과 우당의 고미술 수업
   우당은 1935년부터 구하산방 점원으로 일을 배우기 시작했다. 당시 구하산방은 일본인 가키타 노리오(枾田憲男)가 운영했는데, 경성에서 최고 지필묵 재료를 팔면서 한편으로는 고미술품 거래를 했다. 당대의 서화가인 이당 김은호, 청전 이상범, 소정 변관식, 고암 이응노 등이 지필묵을 사 갔는데, 이당과 청전의 그림은 당시 쌀 한 가마니 정도인 10원 정도 했다고 한다. 간송 전형필 선생도 구하산방을 통해서 고미술품들을 수집했는데, 양자로 들여진 간송이 고미술품을 사 모으자 양자 때문에 망하게 생겼다며 집안의 반대도 컸다고 한다. 십대의 어린 우당은 종로 4가에 있던 간송 댁을 거의 매일 드나들며 물건을 전하고, 돈을 받아 오는 일을 했다고 한다. 또한 구한말 내시 출신으로 고종의 총애를 받았던 송은 이병직의 집을 드나들던 일도 그려지고 있다. 당시에 조선백자는 고려청자에 비해 별 관심을 받지 못했다. 연적이나 필통과 같은 문방구를 집중 수집하는 컬렉터도 있었지만, 항아리나 접시는 부엌에서 쓰는 물건이라 방 안에 들여 놓을 수 없다며 수집하지 않았다고 한다.


   우당은 구하산방의 사업 파트너였던 마에다 사이치로(前田佐一郞)에게서 도자를 배웠다. 마에다는 백자에 대해 안목이 뛰어났는데, 우당은 그를 스승으로 삼아 어깨 너머로 배우면서 모르는 것을 하나하나 알아 가며 기초를 쌓았다고 한다. 우당이 본격적으로 고미술 수업을 한 것은 일제 강점기에 미술품 경매를 했던 경성미술구락부에서였다. 처음에는 사장의 심부름 정도만 하다가 나중에는 경매에 직접 참여했다. 당시 경매 도록은 사진이 모두 실리지는 않았고 목록이 적혀 있는 정도였는데, 우당은 여기에 낙찰가와 물건의 특징 등을 기록해 두고 공부를 했다.

일본인들의 한국 도자 사랑
   당시에도 일본인들의 한국 도자 사랑이 남달랐다. 높이 30cm 안팎의 조선 백자 항아리를 특히 좋아해 ‘사쿠스보’라고 불렀으며, 주인의 거주 공간에 꽃을 꽂아 두는 용도로 사용했다고 한다. 일본인들은 부엌에서 쓰는 백자나 제기 등을 감상용과 함께 실제 사용하기 위해서도 구입했다고 한다. 또한 아사카와 노리타가(淺川伯敎)는 한반도 전역의 가마터 300군데를 조사하고, 수집한 도자기 파편을 모아 전시를 하는 등 연구에도 매진했다고 한다. 경성 시내에 한국 고미술품을 전문으로 하는 일본인들, 아마이케(天池), 혼다(本田), 도미타(富田), 도미타(富田), 쿠로다(黑田), 우에다(上田), 이케우치(池內) 같은 일본인 고미술 상인들이 제법 있었다. 이들을 통해서 많은 고미술품들이 일본으로 반출되었다. 나라를 잃은 탓에 제 물건도 제대로 알아보지 못하고 간수하지도 못했던 것이다. 안타까운 일이다. 광복 후 일본인들이 운영하던 고미술 가게와 고미술품들은 우리 골동상들이 차지했다고 한다.

광복 후 구하산방 인수, 6.25 전쟁의 혼란 속에 소장품을 모두 잃다
   광복 후 구하산방을 인수한 청년 우당 선생은 본격적으로 고미술품 중개에 뛰어든다. 광복 후 3~4개월간 일본인들이 미처 가지고 가지 못한 고미술품들이 쏟아져 나왔고, 당시 충무로 스카라극장 근처의 빈터에서 이런 물건들이 주로 거래되었다. 한국에 주둔하기 시작한 미군들이 주요 고객이었다. 파는 사람이나 사는 사람이나 아무도 그 가치도 몰라보고 그저 거래만 이뤄졌다. 여력이 없던 청년 우당이 간송 전형필에게 “좀 사 두시는 것이 어떻겠느냐”고 여쭤 보았다가 “큰일 날 소리 하지도 말라”는 불호령만 듣고 퇴짜를 맞았다고 한다. 역시 간송이었다!
6.25 전쟁으로 우당이 가지고 있었던 고미술품 4천 여 점이 흔적도 없이 사라진 것을 비롯해 많은 고미술품들이 파괴되고 훼손되었다. 미술관 설립을 꿈꾸며 명품을 체계적으로 수집을 해오던 조중환 씨도 소장품들을 잃고, 그 꿈을 접어야만 했다. “간송 댁에서 흘러나온 물건이 피난 시절 부산에까지 출몰했다.”는 말이 나돌 정도로 극심한 혼란이 계속 되었다.

컬렉터들과의 소중한 인연, 천하 명품들의 뒷이야기

   우당 선생은 몇몇 유명 콜렉터들을 중심으로 일을 했다. 이들 중에는 유수의 기업을 운영하며 미술관을 설립한 사람도 있고, 이런저런 사정으로 그 꿈을 접거나, 아직도 진행 중인 사람도 있다. 이 책에는 우당이 중개했던 명품들뿐만 아니라 다른 골동상과 컬렉터들의 이야기가 다수 실려 있어 흥미를 더한다. 이화여대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백자 철화포도문 항아리」, 삼성미술관 리움이 소장하고 있는 「청자 퇴화작약문 주전자」, 「백자 청화죽문 각병」. 「백자 청화포도문 항아리」, 「백자 청화철채난초청랑자문 병」 들이 소개되고 있다. 또한 우당이 도자기 여정에서 만나 인연을 맺은 명품 중에 국보 173호 「청자 나한좌상」 이야기도 흥미롭다. 우당은 이 일로 경찰 조사까지 받았다고 하는데, 네 조각으로 깨져 있던 것을 수리·복원해 명품으로 재탄생시킨 과정이 세세하게 기술되어 있다.

도자기의 감상과 수집, 실물을 많이 보고 원칙을 지키라
   도자기 감상에 왕도가 있을까. 우당의 경험에 따르면, 많이 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책을 통해서 공부할 수 있는 도자기의 형체와 색, 기법과 같은 것들을 실물을 통해서 확인하고 반복해 보면서 감각과 안목을 키워야 한다. 기본적인 도자사를 꿰고 있어야 함은 물론이다. 간혹 가짜에 속는 등 숱한 시행착오를 겪었지만, 공부로 여겼다고 한다. 80년 도자 인생에서 우당은 몇 가지 원칙과 신조를 가지고 일을 했다. 첫째, 미술관과 박물관을 염두에 두고 있는 컬렉터를 우선 배려해야 한다. 개인적인 컬렉션이지만 결국 전시를 통해 공개되고, 모두 향유할 수 있기 때문에 우선 배려를 했다. 둘째, 험한 일에는 손을 대지 않는다. 소장 경위가 불분명하거나 의심스러운 것들은 결국 컬렉터들에게 큰 피해를 줄 수도 있기 때문에 소개하지 않는다. 셋째, 자료적 가치를 챙겨야 한다. 완벽한 명품 위주의 수집도 중요하겠지만, 깨지거나 흠이 있어도 자료 가치가 있는 것들은 잘 챙겨야 한다. 이들을 수집해 분석하고, 수리·복원하면서 가치를 높여 주고, 시장에서도 유통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특히 조선백자는 그 수가 적기 때문에 이러한 노력이 절실하다.



지은이 ㅣ 홍기대

   1921년 충북 충주 출생. 독립운동을 하던 아버지의 만주 망명으로 인해 열네 살이 되던 해에 당시 지필묵 상점이면서 고미술상을 겸하던 구하산방의 점원으로 들어가 고미술을 접하게 되었다. 해방 후 구하산방을 인수하고 전문적인 고미술 상인의 길을 걸으면서 한국 미술을 사랑한 유명한 컬렉터들과 거래하고, 그들이 체계적인 수집을 할 수 있도록 도왔다. 많은 한국 도자 명품의 역사적인 거래 현장에 있었던 저자는 한국 미술 시장의 산증인으로 남아 있다. 우당은 할아버지(노정 홍경식)께서 지어 주신 호이다. 한국 도자, 특히 조선백자에 매료된 저자는 자신의 소신을 가지고 작은 골동과 고미술품들을 수집하기도 했었다. 2014년 현재 구하산방 경영을 넘겨 주고 일선에서 은퇴하였으나, 도자를 보는 눈을 원하는 많은 이들에게 경험을 나누어 주고 있다.



목 차


서문

나의 도자기 인생

나와 함께한 평생지기, 조선백자
나의 어린 시절, 아버지의 독립운동과 할아버지의 계동시사
아버지의 만주 망명으로 구하산방과 인연을 맺다
일제강점기의 구하산방과 서화인들, 기억 속의 이당 김은호와 청전 이상범
상인 마에다와의 만남, 어깨 너머로 배우며 도자에 눈뜨다
경성미술구락부 경매를 오가며, 골동 수업을 받다
일본인들의 한국 도자 사랑, 아사카와 노리타가의 조선백자 연구
해방 전 구하산방 시절의 컬렉터들, 매일 간송 댁을 드나들다
해방 무렵의 혼란과 구하산방 인수, 고미술품들이 쏟아져 나오다
결혼과 새 가족들, 형제 여덟과 자식 여섯을 건사하다
6/25 한국전쟁, 고미술품 모두를 놔두고 피난길에 오르다
부산 피난 시절의 컬렉터와 골동 상인들, 전쟁으로 그간 모은 고미술품을 모두 잃다
전쟁 속의 명품들, 도천 도상봉과 수화 김환기의 도자 사랑
도암 지순탁과 목공예 사업, 아쉽기만 했던 동원 이홍근과의 인연
소전 손재형과 인촌 김성수, 취향과 안목에 따라 고미술품 수집
인사동 고미술품 거리, 전후 다양한 경력의 상인들이 모여들다
네 조각으로 깨졌던 청자 나한좌상, 완전히 복원해 명품으로 재탄생시키다
고미술품 거래와 교훈, 권력에 잠시 얽힌 에피소드
신사임당 초상화, 여러 사정으로 공인도 못 받고 잃다
컬렉터들과의 행복한 만남, 수집품에도 운명과 팔자가 있다
도자기 감상, 많이 보고, 공부하고 경험해야 한다
도자기 수집과 거래, 미술관과 박물관 컬렉션을 존중하며, 자료적 가치까지 챙겨야 선순환한다

나의 도자기 여정에서 만난 작품들

백자 청화매죽문 접시 白磁靑畵梅竹文
토기 마형 각배 土器馬形角杯
청자 흑백상감진사연화문 뚜껑 靑磁黑白象嵌辰砂蓮花文蓋
분청사기 인물상 粉靑沙器人物像
조선 청자 흑상감진사어문 벼루 朝鮮靑磁黑象嵌辰砂魚文硯
백자 청화화조현주진준명 각호 白磁靑畵花鳥玄酒盡樽銘角壺
분청사기 운학문 병 粉靑沙器雲鶴文甁
백자 철화시문 병 白磁鐵畵詩文甁
백자 진사수초문 병 白磁辰砂水草文甁
백자 철화죽화문 항아리 白磁鐵畵竹花文壺
백자 청화시문 접시 白磁靑畵詩文
백자 팔각 제기 白磁八角祭器
백자 청화매죽인물문 각병 白磁靑畵梅竹人物文角甁
백자 청화 약항아리 白磁靑畵藥壺
백자 청화진사괴석초화문 사각 주전자 白磁靑畵辰砂怪石草花文四角注子
백자 청화함풍신해칠월명 다각병 白磁靑畵咸豊辛亥七月銘多角甁
백자 청화난초문 각병 白磁靑畵蘭草文角甁
청자 개구리
청자 음각모란문 유병 靑磁陰刻牧丹文油甁
조선 청자 제기 朝鮮靑磁祭器
고려 백자 음각어문 완 高麗白磁陰刻魚文碗
분청사기 흑상감어초문 병 粉靑沙器黑象嵌魚草文甁
분청사기 흑백상감연화문 접시 粉靑沙器黑白象嵌蓮花文
분청사기 초문 소병 粉靑沙器草文小甁
백자 철화수초문 병 白磁鐵畵水草文甁
백자 철화난문 병 白磁鐵畵蘭文甁
백자 철화죽문 병 白磁鐵畵竹文甁
백자 철화난문 병 白磁鐵畵蘭文甁
백자 철화죽문 병 白磁鐵畵竹文甁
백자 철화죽문시명 항아리 白磁鐵畵竹文詩銘壺
백자 청화묘지명 골항아리 白磁靑畵墓誌銘骨壺
백자 청화난문 병 白磁靑畵蘭文甁
백자 청화진사포도넝쿨문 병 白磁靑畵辰砂葡萄文甁
백자 청화모란호접문 병 白磁靑畵牧丹胡蝶文甁
백자 청화운룡문 병 白磁靑畵雲龍文甁
백자 청화쇄문 병 白磁靑畵鎖文甁
백자 장군 白磁俵甁
백자 향합 白磁香盒
백자 항아리 白磁壺
백자 청화수자문 제기 白磁靑畵壽字文祭器
백자 청화초화문 접시 白磁靑畵草花文
백자 청화율서문 사각연적 白磁靑畵栗鼠文四角硯滴
백자 청채예의염치명 선형연적 白磁靑彩禮義廉恥銘扇形硯滴
백자 청화산수문 사각연적 白磁靑畵山水文四角硯滴
석제 화문 팔각연적 石製花文八角硯滴
백자 청화요즉수명 사각연적 白磁靑畵堯則水銘四角硯滴
백자 청화팔보수복명 환형연적 白磁靑畵八寶壽福銘環形硯滴
백자 청화시문 환형연적 白磁靑畵詩文環形硯滴
백자 청화토용문 사각연적 白磁靑畵兎
백자 양각운학송죽매문 사각연적 白磁陽刻雲鶴松竹梅文四角硯滴
백자 청채산수형 필가 白磁靑彩山水形筆架
백자 청화복숭아모양 소연적 白磁靑畵桃形小硯滴
백자 강판 白磁薑板
백자 청화죽문 촛대 白磁靑畵竹文燭臺
백자 인물상 한 쌍 白磁人物像一雙
청자 가사 고리 靑磁袈裟環
도제 음각어문 벼루 陶製陰刻魚文硯
백자 병 白磁甁
백자 청화철화산수문 항아리 白磁靑畵鐵畵山水文壺
백자 칠각 항아리 白磁七角壺
백자 청화진사봉황문 병 白磁靑畵辰砂鳳凰文甁
백자 청화죽문 항아리白磁靑畵竹文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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