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 부임(赴任) 제4조 계행(啓行) 지나가는 길에 미신으로 기휘(忌諱)하는 것이 있어 ...

2016. 3. 4. 10:59다산의 향기



       [17] 부임(赴任) 제4조 계행(啓行) 지나가는 길에 미신으로 기휘(忌諱)하는 것이 있어 정로(正路)를 버리고 먼 길로 돌아가는 일이 있으면 정로로 지나감으로써 사특하고 괴이한 말을 타파해야 한다. 목민심서 / 일표이서

2015.02.04. 08:23

           http://sambolove.blog.me/220262232612

번역하기 전용뷰어 보기


 



   노준(盧遵)이 전의령(全義令)이 되어 그 성(城)을 보니 북문을 틀어막고 다른 곳을 뚫어서 출입하였다. 그가 물으니, 문지기는 백 년도 넘었다고 말하고, 어떤 자는,

“무당(巫堂)이 현령(縣令)에게 이롭지 못하다고 말하였기 때문에 틀어막았다.”

라고 말하고 또 어떤 자는,

“손님들이 너무나 많아서 음식 접대하는 비용이 많으므로 접대하는 사람이 손님들의 길을 우회시키기 위하여 문을 틀어막았다.”

말하였다. 노준은,

“이는 인색하거나 속임수가 아닌가? 현자(賢者)의 하는 일은 사람들에게 이로움을 생각하는데 이에 반대되는 것은 죄가 되는 것이다. 내가 그 문을 회복하리라.”

하고, 상급 관청에 아뢰니, 상급 관청에서는 이를 허락하였다. 고을 사람들이 편리하게 여겨 마을에서 기뻐 춤추었다. 주민들은 그냥 그대로 눌러 살려고 하였으며 나그네는 즐거이 그 고을 길을 드나들었다.



《남사(南史)》에 보면, 하후상(夏侯詳)상주자사(湘州刺史)가 되었는데 성(城)의 남쪽에 높은 봉우리가 있었다. 사람들의 말에,

“자사가 이 봉우리에 오르면 곧 해직당한다.”

하였다. 이 때문에 그 산에 올라가 본 자사가 아무도 없었다. 하후상이 이에 그 봉우리에 대(臺)를 쌓아 요속(僚屬)들을 맞이함으로써 자기 관직을 가볍게 여기는 뜻을 보였다.
손순효(孫舜孝)가 영남순찰사(嶺南巡察使)가 되었는데, 영해(寧海)에 서읍령(西泣嶺)이 있었다. 속담(俗談)에,

“사신(使臣)이 만약 이 재를 처음 넘으면 반드시 흉사(凶事)가 있을 것이다.”

하여 사람들이 모두 그 고개를 피하였다. 그는 고개 위에 바로 이르러 고목나무 껍질을 벗기고 거기에 시를 지어 쓰기를,

너는 화산(華山)에 읍하여 만세 부르고 / 汝揖華山呼萬歲
나는 왕명(王命) 받들어 뭇 백성 위로하네 / 我將綸命慰群氓
그 경중을 뉘라서 알랴? / 箇中輕重誰能會
백일(白日)이 양쪽의 정 환하게 비춰주리 / 白日昭然照兩情

하고, 이어 고개의 이름을 파괴현(破怪峴)이라고 고쳤다.


[주B-001]계행(啓行) : 부임의 행차이다.
[주D-001]노준(盧遵) : 미상(未詳)이다.
[주D-002]남사(南史) : 남북조(南北朝) 시대의 왕조인 송(宋)ㆍ제(齊)ㆍ양(梁)ㆍ진(陳)의 170년 역사를 서술한 책으로 당(唐)나라 이연수(李延壽)가 지었다.
[주D-003]하후상(夏侯詳) : 남북조(南北朝) 시대의 양(梁)나라 사람으로 자는 숙업(叔業), 시호는 경(景)이다. 처음에는 송(宋)나라에 벼슬하여 신급령(新汲令)을 지냈고, 뒤에 양 무제(梁武帝) 때 상주 자사(湘州刺史)ㆍ상서좌복야(尙書左僕射)를 지냈다. 《梁書 卷10 夏侯詳列傳》 《南史 卷55 夏侯詳列傳》《昨非菴日纂 3集 守雌》 참조.
[주D-004]상주(湘州) : 중국 호남성(湖南省)에 있었던 주의 이름이다.
[주D-005]손순효(孫舜孝) : 1427~1497. 문신으로 자는 경보(敬甫), 호는 물재(勿齋)ㆍ칠휴거사(七休居士), 시호는 문정(文貞), 본관은 평해(平海)이다. 벼슬은 우찬성(右贊成)을 거쳐 판중추부사(判中樞府事)에 이르렀다.
[주D-006]순찰사(巡察使) : 조선조 때 도 안의 군무를 순찰하는 벼슬. 각 도의 관찰사(觀察使)가 겸임한다. 순상(巡相)ㆍ순사(巡使)라고도 한다.
[주D-007]너는 …… 부르고 : 신민이 만세를 불러 임금을 축수하는 것이다. 화산(華山)은 중국 오악(五嶽)의 하나. 한 무제(漢武帝)가 화산(華山)에 제사하고 숭산(嵩山)에 올라 봉제(封祭)를 지낼 때 어느 곳에서 만세 소리가 세 번 들려왔다는 고사에서 나왔다. 《漢書 卷6 武帝紀》 여기서는 진산(鎭山)인 화산(華山), 즉 임금이 있는 곳을 향해 만세를 부른다는 말이다.





http://sambolove.blog.me/2202622326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