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 부임(赴任) 제5조 상관(上官) 그 이튿날 향교(鄕校)에 나아가 선성(先聖)에게 알현(謁見)하고 ...

2016. 3. 8. 15:56다산의 향기



      

[24] 부임(赴任) 제5조 상관(上官) 그 이튿날 향교(鄕校)에 나아가 선성(先聖)에게 알현(謁見)하고 이어 사직단(社稷壇)으로 가서 봉심(奉審)하되 오직 공손히 행해야 한다. 목민심서 / 일표이서

2015.02.04.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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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날은 동트기 전에 일어나 횃불을 들고 향교에 가서 초를 켜고 배례를 행한다. 배례가 끝나면 전상(殿上)에 올라가 봉심하고, 다시 동서무(東西廡)로 가서 봉심한다.
나와서는 명륜당(明倫堂)에 앉아서 배례에 참여한 유생(儒生)들을 불러 서로 보되 답배(答拜)해야 한다. - 비록 서북(西北) 지방일지라도 이날은 답배하지 않으면 안 된다. - 유생들과 약속하기를,

“현임 향교 유생들은 서로 만나게 되겠지만, 사철 첫달의 분향은 내가 몸소 거행할 것이요, 봄ㆍ가을의 석채(釋菜)도 내가 몸소 거행할 것이니, 그날에는 서로 만나볼 수 있을 것이다. 또 때때로 백일장(白日場)을 열어 선비들을 시험할 적에 재임(齋任)은 예의상 압반(押班)해야 할 것이니 그날은 서로 보게 될 것이요, 또 백성의 일이나 고을의 폐단에 대해서 공론을 알고자 하면 내가 응당 부를 것이니 그날 서로 보게 될 것이다. 제군들은 관아에 와서 청알(請謁)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할 것이다.”

한다. 돌아와서 예리(禮吏)를 불러 이렇게 경계한다.

“이와 같이 약속을 하였으니 너는 그것을 알아서 통알(通謁)하는 일이 없도록 하라.”

사직단으로 가서 조복(朝服)을 입고 봉심하고, 예감(禮監) - 곧 관청별감(官廳別監) -여단(厲壇)성황단(城隍壇)으로 보내서 봉심하고 오도록 한다.
한 고을의 신으로는 사직(社稷)이 가장 크다. 근래 수령들이 전혀 삼가서 하지 않으니 매우 옳지 못하다. 여단이나 성황단도 몸소 가지는 않더라도, 수령은 모든 신의 주재자이니, 부임한 처음에 예를 차려 사람을 보내어 봉심하는 것이 옳다.
드디어 돌아와서 참알(參謁)을 받는다.


[주B-001]상관(上官) : 관리가 임지에 부임하는 것이다.
[주C-001]향교(鄕校) : 각 주ㆍ부ㆍ군ㆍ현에 문묘(文廟)와 병설한 학교이다.
[주C-002]선성(先聖) : 옛날 성인을 말하기도 하나, 여기서는 공자(孔子)를 말한다. 성균관(成均館) 및 향교에는 공자의 위패(位牌)를 모셨다.
[주C-003]사직단(社稷壇) : 토지의 신(神)인 사(社)와 곡식의 신인 직(稷)에게 제사하는 단(壇)으로, 서울 및 각 군현에 있었다.
[주C-004]봉심(奉審) : 윗사람의 명을 받들어 사묘(社廟)를 보살피는 것이다.
[주D-001]동서무(東西廡) : 동무(東廡)와 서무(西廡)를 말한다. 문묘(文廟) 안에 유현(儒賢)들을 배향(配享)한 동쪽과 서쪽의 행랑이다.
[주D-002]명륜당(明倫堂) : 향교의 본 건물이다.
[주D-003]석채(釋菜) : 서울은 성균관(成均館) 문묘(文廟)에서, 각 지방은 향교 대성전(大成殿)에서 공자(孔子) 및 동서무(東西廡)에 배향(配享)한 선현(先賢)에게 올리는 제향(祭享)이다. 음력 2월과 8월 상정일(上丁日)에 거행한다.
[주D-004]재임(齋任) : 향교의 임원이다.
[주D-005]압반(押班) : 백관의 위치할 위차(位次)를 정돈하는 것인데, 여기서는 응시자들의 위치를 정돈하는 것이다.
[주D-006]청알(請謁) : 뵙기를 청하는 것이다.
[주D-007]통알(通謁) : 명함을 통하여 면회를 요구하는 것이다. 통자(通刺)라고도 한다.
[주D-008]여단(厲塘) : 여제(厲祭)를 지내는 제단(祭壇)이다. 여제는 못된 돌림병을 퍼뜨리는 악귀(惡鬼)를 위무(慰撫)하는 뜻으로 지내는 제사.
[주D-009]성황단(城隍壇) : 부락의 수호신으로 받드는 곳이다. 서낭당이라고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