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고전시의 네 계절 6] 진달래꽃과 두견새에 얽힌 이야기와 시

2016. 4. 28. 16:54



      

가지 위의 진달래꽃은 두견새의 피

[중국고전시의 네 계절 6] 진달래꽃과 두견새에 얽힌 이야기와 시

07.04.10 11:55l최종 업데이트 07.04.10 11:55l
서성(zozozobi)             


▲ 햇빛에 비친 진달래.

ⓒ 서성.


   청명이 막 지난 북한산에는 진달래꽃이 한창이다. 삼월 하순부터 꽃망울이 맺히기 시작하더니, 사월 첫 주가 되니 꽃망울 가운데 거의 반이 피었다. 4월 8일에 가보니 햇빛을 받은 선연한 꽃들이 한참 산을 타고 있었다.

서울의 경우 삼월 중순 매화와 산수유가 피어난 다음에는, 하순부터 진달래, 개나리, 목련, 살구꽃 등이 같이 피어난다. 이들 봄꽃 가운데서도 진달래가 가장 크고 붉은 편이어서 선명한 인상을 남긴다. 산성 토양이라면 어디서든 쉽게 자라나고 비교적 오래 피어 있기 때문에 그런지도 모른다.

봄의 시작에 여기저기 피어나는 꽃들을 보면 이제 정말 봄이 왔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그 가운데서도 진달래는 마치 습자지에 분홍물을 들인 듯 곱다. 여기저기 피어있는 연지색을 보면 그 붉음으로 남아있는 겨울의 한기를 몰아내는 듯하다. 붉은 색은 태양의 색이고 불의 몸이고 피의 빛깔이다.



▲ 잎보다 먼저 꽃이 피어 더욱 화사하다.
ⓒ 서성.

진달래의 이름은 고려 시대에 ‘외’에서 유래하여 ‘달래’가 되었다는데, 달래꽃 가운데서도 참꽃이라는 의미가 들어가 있다. 이러한 진달래는 중국에도 많다. 진달래과에 해당하는 두견화과는 전 세계에 900여종 있는데 중국에 500여종, 한국에 6종, 일본에 20종이 있다고 한다. 우리가 아는 철쭉이나 영산홍도 여기에 속한다. 중국에서 이 꽃을 재배한 역사도 천 년 이상 되고, 일부 품종은 현재 수출하고 있다.

중국의 진달래는 종류가 많은 만큼 이름도 다양하다. 두견화(杜鵑花) 이외에 산척촉, 양척촉, 산석류, 산비파 등으로 불리어왔다. 고대에는 지역에 따라 같은 꽃도 명칭이 다르거나, 비슷한 꽃도 같은 이름으로 부르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를 명확하게 구분하기 시작한 것은 최근 학명을 붙이기 시작하고 부터이다.

결국 고대에는 진달래와 철쭉을 섞여 불렀던 것이다. 이름 가운데 양척촉(羊躑躅)이란 말의 유래가 재미있다. 척촉이란 비틀거린다는 뜻으로 양들이 독성이 있는 이 철쭉 잎을 먹으면 비틀거린다는 뜻에서 이름 지어졌다. 우리말의 ‘산철쭉’은 ‘산척촉’에서 유래된 듯하다.

▲ 설엽(楔葉)두견. 중국의 두견화로 운남성과 사천성에 핀다.
ⓒ <중국야생화훼도보>

중국의 두견화는 주로 양자강 이남의 산지에서 자라는데 특히 운남성과 사천성이 유명하다. 중국의 서남부 고산 지대에서 자라는 두견화 가운데는 한국의 진달래와 비슷한 종류도 많다. 우리나라에서도 고대에는 진달래를 두견화라 불렀기에 진달래꽃을 술에 재어 만든 술을 ‘두견주’라 불렀다.

덧붙여 이야기하면, 북한의 국화가 지금의 목란(함박꽃)으로 바뀌기 전에는 진달래였는데, 중국에선 이를 ‘금달래’(金達來)라고 불렀다. 중국어로 ‘진다라이’라고 발음되는데, ‘금덩이가 쉬임 없이 들어온다’는 길상의 뜻이 들어가 있다. 네팔의 국화도 철쭉꽃이다.

중국의 고대 문인들은 두견화를 어떻게 보았을까. 백거이는 '산석류화를 보고 원진에게 부치다'(山石榴寄元九)에서 두견화를 “꽃 중의 서시(西施)”(花中此物似西施)라고 하였다. 그는 또 '산비파'(山枇杷)에서 “돌아보니 복사꽃과 오얏꽃이 무색하고, 견주어보니 연꽃은 꽃이 아니어라”(回看桃李都无色, 映得芙蓉不是花)고 그 아름다움을 과장하였다. 산석류화와 산비파는 모두 두견화를 가리킨다.

▲ 양모(亮毛)두견. 중국의 두견화로 운남성 등지에서 자란다.
ⓒ <중국야생화훼도보>

두견화라는 말에서 알 수 있듯이 진달래는 두견새와 관련이 있다. 사람들은 두견화를 보고 으레 두견새 울음을 연상하고, 두견새 울음을 듣고 으레 두견화를 연상하였다. 두견화가 필 때 두견새가 울기 때문에 이 두 이미지는 자연적으로 결합되었을 것이다. 화관 안에 참깨 같은 반점들을 ‘두견루’(杜鵑淚)라 했다.

온정균(溫庭筠)은 '금성곡'(錦城曲)에서 “가지 위의 꽃들은 두견새의 피”(花上千枝杜鵑血)라고 노래했다. 잘 알려진 시로는 두목(杜牧)의 「두견」(杜鵑)이란 시가 있다.

杜宇竟何冤, 두우는 대체 무슨 원망이 그리 많길래
年年叫蜀門. 해마다 사천 지방에서 울어쌌는가
至今銜積恨, 지금도 쌓인 한을 가득 물고서
終古吊殘魂. 쓰러진 혼백을 언제까지나 애통해하네
芳草迷腸結, 향기로운 꽃에는 애간장이 닳았고
紅花染血痕. 붉은 꽃에는 핏자국이 물들었구나
山川盡春色, 산과 강은 온통 봄빛으로 가득한데
嗚咽復誰論. 저리도 흐느낌을 그 누가 알아줄텐가


중국의 전설에서는 두견새가 밤새 울다 토한 피가 물들어 진달래가 되었다고 한다. 먼저 두견새에 관한 전설을 알아보자. <화양국지>(華陽國志)에는 촉(사천) 지방에 “어부(魚鳧) 왕이 죽은 후 두우(杜宇)라는 왕이 있었는데 백성들에게 농사를 가르쳤고, 별호를 망제(望帝)라 하였다”고 간략하게 기술되어 있다.

또 <성도기>(成都記)에도 “망제가 죽은 후 그 혼이 새가 되었는데 이름을 두견 혹은 자규라 하였다”고만 기록되어 있다. 두견(杜鵑)의 ‘두’자가 두우(杜宇)에서 나왔음을 말하고 있다.

이 이야기는 양웅(揚雄)의 <촉왕본기>(蜀王本紀) 혹은 <십삼주지>(十三州志) 등에 좀 더 자세하다. 춘추시대 촉나라의 망제는 홍수가 범람하였어도 이를 다스리지 못하였는데, 재상 별령(鼈靈)이 무산(巫山)을 굴착하여 물길을 빼내어 해결하였다. 이에 망제는 자신의 공덕이 별령보다 못하다고 생각하여 왕위를 별령에게 넘겨주고 떠났다.

그가 죽을 때는 마침 음력 2월이었는데 두견새가 울자 사람들은 망제의 혼이 두견새로 변했다고 믿었다. 이야기로만 보면 망제는 현명한 군주였고, 백성들은 그를 그리워 두견새 이야기를 만들어 낸 듯하다.

그런데 왜 두견새의 울음에서 두목은 “지금도 쌓인 한을 가득 물고” 있다고 한 것일까. 사랑하는 백성을 떠나는 것이 아쉬워서였다고 할 수도 있다. 혹은 일부 사람들은 망제가 억울하게 죽었다는 이야기가 별도로 있었으리라 추정한다. 그러나 고대 문헌의 기록은 지나치게 간략하여 별도의 이야기가 무엇인지 뚜렷하지 않다.

▲ 봉오리들이 모둠발을 딛는 듯하다. 3월 27일 북한산에서 촬영.
ⓒ 서성.

▲ 같은 장소에서 4월 3일 촬영.
ⓒ 서성.

▲ 같은 장소에서 4월 8일 촬영.
ⓒ 서성.

봄날에 듣는 두견새 울음은 정말로 그렇게 슬펐던 것일까. 내가 듣기로는 두견새의 울음은 다섯 음절로 “쪽 쪽 쪽 쪽 쪽”으로 이어졌는데 세 번째와 네 번째 음절이 높고 날카롭다. 고음으로 이어지는 울음은 독특한 리듬을 가지고 있어 무엇인가 말하고 있는 듯했다.

우리나라에서는 전통적으로 “쪽박바꿔줘” 혹은 “홀딱자빠졌네”라고 들었다. 중국에서는 “부루궤이취”(不如歸去, 돌아감만 못하다)라 들었던 모양인지 ‘불여귀’(不如歸)라는 말은 여기서 나왔다. 그러나 서양의 어느 조류학자는 이를 “that's your choky pepper”라고 기록하였다.

두견새에 관한 우리나라의 설화는 중국보다 훨씬 구체적이다. 옛날에 어느 시어머니가 며느리에게 작은 바가지에 보리를 퍼주면서 밥을 지으라 했다. 그리고선 가져온 밥을 보고는 지은 밥을 다 어떻게 했느냐고 구박하였다고 한다. 끼니를 걸러 쇠약해진 며느리는 마침내 죽었고 그 혼이 새가 되어 “쪽박바꿔줘”라고 울었다고 한다.

그러고 보면 진달래가 피고 두견새가 울 때는 춘궁기로 먹거리가 적을 때였고, 민중의 정한이 이러한 이야기를 만들어낸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이야기에는 군주의 슬픔이 어려 있지만, 한국의 이야기에는 며느리의 서러움이 배어 있다.

두견새는 잘 우는 새이다. 밤새 울기도 한다. 조용한 봄밤에 사위가 조용한데 밤새 우는 새 울음을 듣다보면 정말이지 무슨 의지가 있어 그러는 것만 같다. 어떤 아쉬움과 한이 없다면 어찌 저럴 수 있으랴. 차마 말 못할 원망이나 서러움이 있는 것인가… 사람들은 그 울음에서 자신의 마음을 들었다. 위의 시에서 두목도 자신의 재능이나 진정을 세상 사람들이 알아주지 못하는 뜻을 기탁한 듯하다.

▲ 아파트 입구에 놓여진 진달래.
ⓒ 서성.

이처럼 중국의 시인들은 두견새 울음에서 대부분 비극적인 정조를 느꼈다. 두보는 '두견행'(杜鵑行)에서 “그 소리는 애통도 하여라 입에선 피가 흐르고, 무슨 일을 호소하기에 언제나 그리도 구구한가”(其聲哀痛口流血, 所訴何事常區區)라 하였다.

백거이도 '강에서 나그네를 보내며'(江上送客)에서 “두견새 울음은 곡하는 듯하고”(杜鵑聲似哭)라고 하였다. 당대 말기의 나업(羅鄴)의 '자규 울음을 들으며'(聞子規)를 보자.

蜀魄千年尙怨誰? 촉백(蜀魄)은 천 년 동안 누굴 원망하나?
聲聲啼血向花枝. 소리마다 꽃가지에 피를 토하네
滿山明月東風夜, 산에 보름달 떠오르고 봄바람 부는 밤
正是愁人不寐時. 시름 깊은 사람이 잠 못 이룰 때


참고로 두견새와 혼동되기 쉬운 새로 소쩍새가 있다. 소쩍새도 밤에 큰 소리로 잘 운다. 그러나 그 울음은 “쏙 쏙 쏙” 혹은 “쏙 쏙”으로 세 음절이나 두 음절로 운다. 우리나라에서는 전통적으로 “쏱쩍다”로 들었고, 서양 사람은 “toik toik tatoink”로 기록하기도 하였다.

우리나라 고대 문학 작품에서는 두견새와 소쩍새를 종종 혼동하였지만, 오늘날에는 명확히 다른 새로 구분하고 있다. 이밖에 접동새가 있는데, 잘 알려진 김소월의 '접동새'는 “접동 / 접동 / 아우래비 접동”라고 우는 것으로 보아 소쩍새임을 알 수 있다. 실제로 북한에서는 접동새를 소쩍새의 방언으로 같은 새로 친다. 그러나 남한에서는 접동새를 두견새의 다른 이름으로 본다.

▲ 꽃 옆에는 역시 새가 가장 잘 어울린다.
ⓒ 서성.

두견새와 진달래는 우리 문학의 소재로도 익숙하다. 특히 현대에 들어서 진달래는 한국 문화를 나타내는 기호의 하나가 될 정도로 내면화되었고 우리 정서의 반영물이 되었다. 사람들은 그 깊은 색채와 높은 울림에서 이별의 정과 고향에 대한 그리움을 기탁하기도 하였다. 김소월의 '진달래꽃'도 이러한 배경과 관련 있는 듯하다. 사랑하는 사람이 떠나는 일도 견디기 어렵도록 슬픈 일이다.

기록을 뒤져보면 두견새는 청명 전후에 울기 시작한다. 봄밤에 밤새 우는 새의 울음은 안타깝고 절절하다. 그것을 색으로 표현한다면 진달래꽃 색이 아니면 안 될 것이다. 꽃은 색깔로 울고 새는 소리로 그린다.

▲ 휴일이라 아이들이 산길을 나왔다.
ⓒ 서성.

그처럼 붉은 빛깔과 끊임없는 울음은 무엇일까. 동식물학자라면 번식하거나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할 지도 모른다. 그러나 짝을 찾고 자신을 보호하는데 왜 다른 많은 새들은 그렇게 울지 않는 것일까.

이에 비해 문학적인 해석은 훨씬 풍부하고 다채롭다. 예컨대 인류가 원시시대에 엄혹한 자연 조건을 이겨냈던 것은 신화적인 상상력 때문이었다. 그들에게 자연에 대한 긍정적인 해석이 없었더라면 물리적인 환경은 견디기 어려웠을 것이다. 신화에는 인류의 생존을 받쳐준 강렬한 기억이 있고, 전설에는 사물에 대한 깊은 이해가 깃들어 있다. 꽃과 새에게 우리는 더 풍부한 이야기와 의미를 주어도 좋을 것이다.

▲ 북한산 진달래길.
ⓒ 서성.


오늘날 두견새 울음을 듣기는 어려워졌지만 진달래꽃은 도처에서 쉽게 볼 수 있다. 북한산에는 사월 둘째 주가 되면서 진달래가 가장 붉어졌다. 왜 그토록 많은 꽃들이 한꺼번에 피는 걸까.

오늘날 진달래꽃에서 두우의 슬픔을 연상하거나 며느리의 한을 되새기는 사람은 적을 것이다. 두견새와 연관 짓는 사람도 드물 것이다. 북한산 길을 걸으며 나는 고대의 이야기를 진달래꽃의 배경에 놓아두고 바라보았다. 이야기를 통해서 진달래꽃은 더욱 붉어지는 듯했기 때문이었다.


 

덧붙이는 글 | 서성 기자는 열린사이버대학교 실용외국어학과 조교수로 재직중입니다.

오마이뉴스 메인 가기







電子版杜牧詩全集‧別集終| 한국 한시모음 방

동암 | 조회 50 |추천 0 | 2014.05.02. 11:07


[電子版杜牧詩全集‧別集]
一華編校


寓言

暖風遲日柳初含﹐顧影看身又自慚。
何事明朝獨惆悵﹐杏花時節在江南。



月白煙青水暗流﹐孤猿啣恨叫中秋。
三聲欲斷疑腸斷﹐饒是少年須白頭。

懷歸

塵埃終日滿窗前﹐水態雲容思浩然。
爭得便歸湘浦去﹐卻持竿上釣魚船。

邊上晚秋

黑山南面更無州﹐馬放平沙夜不收。
風送孤城臨晚角﹐一聲聲入客心愁。

傷友人悼吹簫妓

玉簫聲斷沒流年﹐滿目春愁隴樹煙。
艷質已隨雲雨散﹐鳳樓空鎖月明天。

訪許顏

門近寒溪窗近山﹐枕山流水日潺潺。
長嫌世上浮雲客﹐老向塵中不解顏。

春日古道傍作

萬古榮華旦暮齊﹐樓臺春盡草萋萋。
君看陌上何人墓﹐旋化紅塵送馬蹄﹖

青塚

青塚前頭隴水流﹐燕支山上暮雲秋。
蛾眉一墜窮泉路﹐夜夜孤魂月下愁。

大夢上人自廬峰迴

行腳尋常到寺稀﹐一枝藜杖一禪衣。
開門滿院空秋色﹐新向廬峰過夏歸。

洛中二首

柳動晴風拂路塵﹐年年宮闕鎖濃春。
一從翠輦無巡幸﹐老卻蛾眉幾許人﹖

風吹柳帶搖晴綠﹐蝶繞花枝戀暖香。
多把芳菲泛春酒﹐直教愁色對愁腸。

邊上聞笳三首

何處吹笳薄暮天﹖塞垣高鳥沒狼煙。
遊人一聽頭堪白﹐蘇武爭禁十九年。

海路無塵邊草新﹐榮枯不見綠楊春。
白沙日暮愁雲起﹐獨感離鄉萬里人。

胡雛吹笛上高臺﹐寒雁驚飛去不回。
盡日春風吹不散﹐只應份付客愁來。

春日寄許渾先輩

薊北雁初去﹐湘南春又歸。
水流滄海急﹐人到白頭稀。
塞路盡何處﹖我愁當落暉。
終須接鴛鷺﹐霄漢共高飛。

 終須﹕一作終年。

經闔閭城

遺蹤委衰草﹐行客思悠悠。
昔日人何處﹖終年水自流。
孤煙村戌遠﹐亂雨海門秋。
吟罷獨歸去﹐煙雲盡慘愁。

併州道中

行役我方倦﹐苦吟誰復聞﹖
戍樓春帶雪﹐邊角暮吹雲。
極目無人跡﹐回頭送雁群。
如何遣公子﹖高臥醉醺醺。

別懷

相別徒成泣﹐經過總是空。
勞生慣離別﹐夜夢苦西東。
去路三湘浪﹐歸程一片風。
他年寄消息﹐書在鯉魚中。

漁父

白髮滄浪上﹐全忘是與非。
秋潭垂釣去﹐夜月叩船歸。
煙影侵蘆岸﹐潮痕在竹扉。
終年狎鷗鳥﹐來去且無機。

秋夢

寒空動高吹﹐月色滿清砧。
殘夢夜魂斷﹐美人邊思深。
孤鴻秋出塞﹐一葉暗辭林。
又寄征衣去﹐迢迢天外心。

早秋客舍

風吹一片葉﹐萬物已驚秋。
獨夜他鄉淚﹐年年為客愁。
別離何處盡﹖搖落幾時休﹖
不及□溪叟﹐身閑長自由。

逢故人

故交相見稀﹐相見倍依依。
塵路事不盡﹐雲岩閑好歸。
投人銷壯志﹐徇俗變真機。
又落他鄉淚﹐風前一滿衣。

秋晚江上遣懷

孤舟天際外﹐去路望中賒。
貧病遠行客﹐夢魂多在家。
蟬吟秋色樹﹐鴉噪夕陽沙。
不擬徹雙鬢﹐他方擲歲華。

長安夜月

寒光垂靜夜﹐皓彩滿重城。
萬國盡分照﹐誰家無此明

古槐疏影薄﹐仙桂動秋聲。
獨有長門裡﹐蛾眉對曉晴。



東西那有礙﹐出處豈虛心。
曉入洞庭闊﹐暮歸巫峽深。
渡江隨鳥影﹐擁樹隔猿吟。
莫隱高唐去﹐枯苗待作霖。

春懷

年光何太急﹐倏忽又青春。
明月誰為主﹖江山暗換人。
鶯花潛運老﹐榮樂漸成塵。
遙憶朱門柳﹐別離應更頻。

逢故人

年年不相見﹐相見卻成悲。
教我淚如霰﹐嗟君發似絲。
正傷攜手處﹐況值落花時。
莫惜今宵醉﹐人間忽忽期。

閑題

男兒所在即為家﹐百鎰黃金一朵花。
借問春風何處好﹖綠楊深巷馬頭斜。

金谷園

繁華事散逐香塵﹐流水無情草自春。
日暮東風怨啼鳥﹐落花猶似墮樓人。

重登科

星漢離宮月出輪﹐滿街含笑綺羅春。
花前每被青蛾問﹐何事重來只一人﹖

游邊

黃沙連海路無塵﹐邊草長枯不見春。
日暮拂雲堆下過﹐馬前逢著射雕人。

將赴池州道中作

青陽雲水去年尋﹐黃絹歌詩出翰林。
投轄暫停留酒客﹐絳帷斜系滿松陰。
妖人笑我不相問﹐道者應知歸路心。
南去南來盡鄉國﹐月明秋水只沉沉。

隋宮春

龍舟東下事成空﹐蔓草萋萋滿故宮。
亡國亡家為顏色﹐露桃猶自恨春風。

蠻中醉 [一作張籍詩﹐題作《蠻中》。]

瘴塞蠻江入洞流﹐人家多在竹棚頭。
青山海上無城郭﹐唯見松牌出象州。

寓題

把酒直須判酩酊﹐逢花莫惜暫淹留。
假如三萬六千日﹐半是悲哀半是愁。

送趙十二赴舉

省事卻因多事力﹐無心翻似有心來。
秋風郡閣殘花在﹐別後何人更一杯﹖

偶呈鄭先輩

不語亭亭儼薄妝﹐畫裙雙鳳鬱金香。
西京才子旁看取﹐何似喬家那窈娘﹖

子規 [一作李白詩﹐題作《宣城見杜鵑花》。]

蜀地曾聞子規鳥﹐宣城又見杜鵑花。
一叫一迴腸一斷﹐三春三月憶三巴。

江樓

獨酌芳春酒﹐登樓已半醺。
誰驚一行雁﹐沖斷過江雲﹖

旅宿

旅館無良伴﹐凝情自悄然。
寒燈思舊事﹐斷雁警愁眠。
遠夢歸侵曉﹐家書到隔年。
湘江好煙月﹐門系釣魚船。

杜鵑

杜宇竟何冤﹐年年叫蜀門﹖
至今銜積恨﹐終古吊殘魂。
芳草迷腸結﹐紅花染血痕。
山川盡春色﹐嗚咽復誰論﹖

聞蟬

火雲初似滅﹐曉角欲微清。
故國行千里﹐新蟬忽數聲。
時行仍仿彿﹐度日更分明。
不敢頻傾耳﹐唯懮白髮生。

送友人

十載名兼利﹐人皆與命爭。
青春留不住﹐白髮自然生。
夜雨滴鄉思﹐秋風從別情。
都門五十里﹐馳馬逐雞聲。

旅情

窗虛枕簟涼﹐寢倦憶瀟湘。
山色幾時老﹖人心終日忙。
松風半夜雨﹐帘月滿堂霜。
匹馬好歸去﹐江頭橘正香。

曉望

獨起望山色﹐水雞鳴蓼洲。
房星隨月曉﹐楚木向雲秋。
曲渚疑江盡﹐平沙似浪浮。
秦原在何處﹖澤國碧悠悠。

貽友人

自是東西客﹐逢人又送人。
不應相見老﹐只是別離頻。
度日還知暮﹐平生未識春。
倘無遷谷分﹐歸去養天真。

書事

自笑走紅塵﹐流年舊復新。
東風半夜雨﹐南國萬家春。
失計拋漁艇﹐何門化涸鱗﹖
是誰添歲月﹐老卻暗投人﹖

別鶴

分飛共所從﹐六翮勢催風。
聲斷碧雲外﹐影孤明月中。
青田歸路遠﹐丹桂舊巢空。
矯翼知何處﹖天涯不可窮。

晚泊

帆濕去悠悠﹐停橈宿渡頭。
亂煙迷野岸﹐獨鳥出中流。
蓬雨延鄉夢﹐江風阻暮秋。
倘無身外事﹐甘老向扁舟。

山寺

峭壁引行徑﹐截溪開石門。
泉飛濺虛牖﹐雲起漲河軒。
隔水看來路﹐疏籬見定猿。
未聞難久住﹐歸去復何言。

早行

垂鞭信馬行﹐數裡未雞鳴。
林下帶殘夢﹐葉飛時忽驚。
霜凝孤鶴迥﹐月曉遠山橫。
僮仆休辭險﹐時平路復平。

秋日偶題

荷花兼柳葉﹐彼此不勝秋。
玉露滴初泣﹐金風吹更愁。
綠眉甘棄墜﹐紅臉恨飄流。
嘆息是游子﹐少年還白頭。

憶歸

新城非故里﹐終日想柴扃。
興罷花還落﹐愁來酒欲醒。
何人初發白﹖幾處亂山青﹖
遠憶湘江上﹐漁歌對月聽。

黃州偶見作

朔風高緊掠河樓﹐白鼻□郎白□裘。
有個當壚明似月﹐馬鞭斜揖笑回頭。

醉倒

日晴空樂下仙雲﹐俱在涼亭送使君。
莫辭一盞即相請﹐還是三年更不聞。

酬許十三秀才兼依來韻

多為裁詩步竹軒﹐有時凝思過朝昏。
篇成敢道懷金璞﹐吟苦唯應似嶺猿。
迷興每慚花月夕﹐寄愁長在別離魂。
煩君把卷侵寒燭﹐麗句時傳畫戟門。

後池汎舟送王十秀才

城日晚悠悠﹐弦歌在碧流。
夕風飄度曲﹐煙嶼隱行舟。
問拍疑新令﹐憐香佔彩球。
當筵雖一醉﹐寧復緩離愁。

書情

誰家洛浦神﹐十四五來人﹖
媚發輕垂額﹐香衫軟著身。
摘蓮紅袖濕﹐窺淥翠蛾頻。
飛鵲徒來往﹐平陽公主親。

兵部尚書席上作

華堂今日綺筵開﹐誰喚分司御史來﹖
偶發狂言驚滿坐﹐三重粉面一時回。
 [《古今詩話》﹕牧為御史﹐分務洛陽。時
 李司徒願罷鎮閑居﹐聲伎豪侈﹐洛中名士
 咸謁之。李高會朝客﹐以杜持憲﹐不敢邀
 致。杜遣座客達意﹐願與斯會。李不得已
 邀之。杜獨坐南向﹐瞪目注視﹐引滿三卮﹐
 問李雲﹕聞有紫雲者孰是﹖李指之。杜凝
 睇良久曰﹕名不虛傳﹐宜以見惠。李俯而
 笑﹐諸伎亦回首破顏。杜又自飲三爵﹐朗
 吟此詩而起﹐意氣閑逸﹐旁若無人。杜不
 拘細行﹐故詩有“十年一覺揚州夢﹐贏得
 青樓薄倖名”。]

 三重粉面﹕一作兩行紅粉。


  □□

荊州一萬里﹐不如蒯易度。
仰首望飛鳴﹐伊人何異趣﹖


【電子版杜牧詩全集‧別集終】



cafe.daum.net/dusanr13/LkHw/22   원종 연묵회








두견(杜鵑) 곱고 그 애절함에 창자가 끊어지네---성하(城霞) 오복님(吳福任) | 세상이야기

농월 | 조회 9 |추천 0 | 2013.04.28. 02:03


 

 

 

두견(杜鵑)

滿杜鵑花於處處(만두견화어처처)-곳곳에 두견화 만발하였고

其間之座聽松風(기간지좌청송풍)-그 가운데 앉으니 솔바람 소리 들리고

岩上莞爾君與我(암상완이군여아)-바위 위에서 미소 짓는 그대와 나.

緡蠻喃喃加時聲(민만남남가시성)-꾸꾸루 꾸꾸 짹짹 때 마쳐 소리 더하네.

성하(城霞) 오복님(吳福任)

 

두견(杜鵑) 곱고 그 애절함에 창자가 끊어지네

 

두견(杜鵑)은 피로 물든 원혼(冤魂)의 꽃이요

애절한 울음의 소쩍새다

 

중국에는 이러한 전설이 있다.

소설 삼국지 제갈량의 천하삼분론(天下三分論)”에 등장하는 서촉(西蜀)의 한 힘없는 왕 망제(望帝)가 역심(逆心)의 신하에 의하여 폐위(廢位)당하고 죽었다.

 

망제(望帝)가 죽던 날밤 그의 혼()이 창밖으로 날아가서 새가 되어 궁전 뜰의 나무위에 앉아 서촉(西蜀) 서촉(西蜀)”하고

울었다고 한다.

오늘날에 변하여 전해진 소쩍새.

 

연약한 힘으로 보위(寶位)에서 시달리다가 왕위를 빼앗겨버린 나라이름 서촉(西蜀)”을 절규하며 한없이 슬피 울었다.

그래서 두견(杜鵑)새 즉 소쩍새를 촉혼(蜀魂)”이라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두견이또는 자규(子規)”라고 하는데 두우(杜宇) 소쩍새 등으로 불린다.

결국 진달래, 두견(杜鵑), 두견이, 자규(子規), 두우(杜宇), 소쩍새등은 같은 의미체계라 할 수 있다.

 

두견(杜鵑)에 관하여는 우리나라에도 수양대군에 의하여 왕위를 찬탈당한 단종애사의 슬픈 역사가 있다.

단종애사는 다 아는 역사이므로 달리 설명할 필요가 없고 단종의 자규시(子規詩)”를 소개코자 한다.

 

진달래, 자규(子規)에 대한 가슴을 저미는 시들이 많다.

진달래를 두고 말하자면 봄은 만화방창(萬化方暢)하는 아름다운

계절이 아니고 두견(杜鵑)이 피로 물들고 자규(子規)기 슬피우는 애절한 계절이다.

 

가슴을 저미는 명사들의 두견(杜鵑)시는 많다.

그중에 대표적으로 이름 있는 명시(名詩) 몇 편을 소개 한다.

 

자규시(子規詩)

一自寃禽出帝宮(일자원금출제궁)-한 마리 원한 맺힌 새가 궁중을 떠난 뒤로

孤身隻影碧山中(고신척영벽산중)-외로운 몸 짝 없는 그림자가 푸른 산속을 헤맨다.

假面夜夜眠無假(가면야야면무가)-밤이 가고 밤이 와도 잠을 못 이루고

窮恨年年恨不窮(궁한년년한불궁)-해가 가고 해가와도 한은 끝이 없구나!

聲斷曉岑殘月白(성단효잠잔월백)-두견 소리 끊어진 새벽 멧부리에 지새는 달빛만 희고

血流春谷落花紅(혈류춘곡락화홍)-피를 뿌린 듯 한 봄 골짜기에 지는 꽃만 붉구나.

天聾尙未聞哀訴(천롱상미문애소)-하늘은 귀머거린가? 애달픈 하소연 어이 듣지 못하는지?

何奈愁人耳獨聽(하내수인이독청)-어찌하여 슬픔 많은 이 사람의 귀만 홀로 밝은고...

영월(寧越) 자규루(子規樓)에서 단종(端宗)

 

子規詞(자규사)

月白夜蜀魄啾(월백야촉백추)-달 밝은 밤에 두견새 울음소리 더욱 구슬퍼

含愁情依樓頭(함수정의루두)-수심 많은 이내 마음 누각 머리에 의지하노라

悲我聞苦(아주비아문고)-슬피 우는 네 목소리 내 듣기 괴로우니

無爾聲無我愁(무이성무아수)-네 울음 그쳐야 내 수심도 그치리라

寄語世上苦勞人(기어세상고로인)-세상에 괴로움 많은 자에게 한마디 부치니

愼莫登春三月子規樓(신막등춘삼월자규루)-아예 춘삼월에는 자규루에 오르지

                                                       말아다오

단종(端宗)

 

두견(杜鵑)

杜宇竟何冤(두우경하원)-두우는 대체 무슨 원망이 그리 많기에

年年叫蜀門(년년규촉문)-해마다 사천 지방에서 울어 쌌는가

至今銜積恨(지금함적한)-지금도 쌓인 한을 가득 물고서

終古吊殘魂(종고적잔혼)-쓰러진 혼백을 언제까지나 애통해하네

芳草迷腸結(방초미장결)-향기로운 꽃에는 애간장이 닳았고

紅花染血痕(홍화염혈흔)-붉은 꽃에는 핏자국이 물들었구나.

山川盡春色(산천진춘색)-산과 강은 온통 봄빛으로 가득한데

嗚咽復誰論(오열복수논)-저리도 흐느낌을 그 누가 알아줄 텐가

두목(杜牧)

 

진달래꽃(詠杜鵑花)

昨夜春風入洞房(작야춘풍입동방)-간밤에 봄바람이 골안으로 불어오더니

一張雲錦爛紅芳(일장운금난홍방)-한 폭 비단인 듯 진달래가 다 피었네.

此花開處聞啼鳥(차화개처문제조)-그 꽃이 피는 곳에 두견이 울음 애절하니

一詠幽姿一斷腸(일영유자일단장)-그 모습 그릴 때마다 나의 애를 끊누나.

鄭氏(정씨 여류시인)

 

진달래(子規)

蜀國曾聞子規鳥(촉국증문자규조)-촉나라에서 두견새 우는 소리 들었건만

宣城還見杜鵑花(선성환견두견화)-선성(宣城)에서 또 진달래를 보네

一叫一回腸一斷(일규일회장일단)-한번 울고 꽃 한번 필 때마다 창자 한번 끊어지니

三春三月憶三巴(삼춘삼월억삼파)-삼춘 삼월에 내 고향 삼파(三巴)그리워라

이백(李白)

 

농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