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다(煎茶)에 대한 고전문헌 자료 ㅡ 9

2018. 4. 9. 16:15차 이야기


 


전다(煎茶)에 대한 고전문헌 자료 ㅡ 9




월사집 제18권 / 권응록 하(倦應錄下)    ㅡ 이정구(李廷龜)

납일(臘日) 뒤에 큰 눈이 내렸는데 장지국(張持國) 대학사(大學士)와 직려(直廬)의 제공(諸公)들이 시를 읊었기에 그 시에 차운하여 부치다. [臘後大雪。張持國大學士與直廬諸公有賦。次韻寄之。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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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새 내린 큰 눈이 마른 가지를 짓누르나니 / 夜來繁雪壓枯枝
호사가인 천공이 한바탕 기이한 장난 벌였구나 / 好事天公辦一奇
기쁨을 노래하는 건 굳이 양원의 모임만이리오 / 賦喜豈須梁苑會
풍년을 점치는 건 늙은 농부 아니어도 아느니 / 占年不待老農知
처마 위로 떠오르는 맑은 햇살에 옥꽃이 눈부시고 / 浮簷霽旭瓊花眩
발 뚫고 드는 차가운 빛에 옥나무가 들쭉날쭉 / 透箔寒光玉樹差
술 따르고 차 달이는 것 모두 풍류가 있지만 / 斟酒煎茶俱勝況
사액에서도 응당 새 시를 지어야 하고말고 / 也應詞掖有新詩
[주-D001] 양원(梁苑)의 모임 : 
양원은 서한(西漢)의 양효왕(梁孝王)이 조성한 매우 크고 호사스런 원림(園林)이다. 양효왕이 이곳에서 당대의 문사들인 사마상여(司馬相如), 매승(枚乘), 추양(鄒陽) 등과 함께 주연(酒筵)을 베풀고 놀다가 눈이 내리자 흥에 겨워 시를 주고받았던 고사가 유명하다. 《史記 卷58 梁孝王世家》《文選 謝惠連 雪賦》
[주-D002] 풍년을 …… 아느니 : 
1월에 내리는 눈은 풍년이 들 조짐이라 한다. 《전당시(全唐詩)》에 실린 〈점년(占年)〉 시에, “정월에 세 차례 눈이 내리니, 농부가 큰 소리로 웃누나.〔正月三白 田翁笑赫赫〕” 하였다.
[주-D003] 술 …… 것 : 
눈 내리는 날의 풍류이다. 송(宋)나라 때 도곡(陶穀)이란 학사(學士)가 당 태위(黨太尉) 집에 있던 기생을 사서 돌아오는 길에 눈 녹인 물로 차를 끓이면서 “당 태위 집에는 이러한 풍류를 몰랐겠지?” 하자, 그 기생이 대답하기를, “그는 거친 사람이니, 어찌 이러한 풍류가 있겠습니까. 다만 따뜻한 소금장 안에서 잔에 얕게 술을 따라 마시고 가기(歌妓)의 나직한 노래를 들으며 양고주(羊羔酒)를 마실 줄 알 뿐입니다.” 하니, 도곡이 부끄러워했다는 고사가 있다. 《宋 皇都風月主人 綠窓新話》



  *** 월사 이정구(月沙 李廷龜) : 1564(명종 19) ~ 1635(인조 13)


요약 조선 중기의 문인.


이정구

이정구의 글씨, 〈근묵〉에서, 성균관대학교 도서관 소장

   한문 4대가의 한 사람. 본관은 연안. 자는 성징, 호는 월사·보만당·추애·치암·습정. 현령 계의 아들로 윤근수의 문인이다. 14세에 승보시에 장원한 뒤, 22세에 진사, 1590년(선조 23) 증광문과에 급제했다.

  1598년(선조 31) 명나라의 정응태 무고사건이 일어났을 때 〈무술변무주 戊戌辨誣奏〉를 지어 명과의 갈등을 해결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여러 차례 대제학에 올라 문사에 능한 자들을 발굴했고, 중국을 내왕하면서 100여 장의 〈조천기행록 朝天紀行錄〉을 펴냈다. 그뒤 병조판서·예조판서·좌의정·우의정을 지냈다. 문학을 경세치용의 도구로 보았으며, 그의 문장은 당시 관인문학을 선도하는 전범을 보였다. 시문집으로 〈월사집〉 68권 22책이 전한다.  /  < 다음백과사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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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재유고 / 남쪽으로 유배되어〔南行錄〕   ㅡ 이종학(李種學)



즉사〔卽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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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양 가는 몸이 편안하게 누웠노라니 / 客去還高臥
띳집 처마 끝에 해가 벌써 기울었네 / 茅簷日已斜
새로 시 지어 겪은 일이나 기록하고 / 新詩唯記事
아득한 꿈마다 집으로 돌아가곤 하네 / 幽夢便歸家
이 세상에 어느 누가 제 분수를 차리랴 / 擧世誰知足
뜬구름 같은 인생에는 절로 끝이 있는 법 / 浮生自有涯
마음속에 느껴지는 바가 많아 / 心中多所感
하인 불러 또 차 달이라 시키네 / 呼僕且煎茶



  *** 이종학(李種學) :  중문(仲文), 인재(麟齋)

  요약 1361(공민왕 10)∼1392(태조 1). 고려 후기의 문신.

개설

   본관은 한산(韓山)이다. 자는 중문(仲文), 호는 인재(麟齋)이다. 이곡(李穀)의 손자이며, 이색(李穡)의 둘째 아들이다. 어머니는 명위장군(明威將軍)권중달(權仲達)의 딸이다.


생애 및 활동사항

   1374년(공민왕 23) 성균시에 합격하고, 1376년(우왕 2) 문과에 동진사(同進士)로 급제하여 장흥고사(長興庫使)에 제수되었다. 그 뒤 관직이 밀직사지신사(密直司知申事)에 이르렀다.

   1388년 우대언(右代言)으로 요동정벌군이 출정하기 전 조병육정신(助兵六丁神: 군사를 陰助하는 6정신)에게 초례(醮禮)를 행하였다. 창왕이 즉위한 직후에는 성균시를 관장하기도 하였으며, 곧 승진하여 첨서밀직사사(簽書密直司事)가 되었다.

   1389년(창왕 1) 동지공거(同知貢擧)가 되었는데, 아버지 이색이 정권의 핵심에 있으면서 두 해에 걸쳐 과거를 관장하자 사람들의 시기를 받았다. 공양왕이 즉위하고, 이색이 탄핵을 받게 되자, 더불어 벼슬이 떨어지고 쫓겨나게 되었다.

   1390년(공양왕 2) 윤이(尹彛)와 이초(李初)의 옥사에 연루되어 부자가 모두 청주의 옥에 갇혔다가, 마침 홍수가 나서 사면되었으나 다음해 다시 원지로 유배되었다. 그 뒤 다시 소환되었으나, 1392년 정몽주(鄭夢周)가 살해된 뒤 이숭인(李崇仁) 등과 함께 탄핵을 받아 함창으로 유배되었다.

   이 해 조선이 들어서면서 정도전(鄭道傳) 등이 손흥종(孫興宗)을 시켜 이종학을 살해하려고 하였는데, 자기의 문생인 김여지(金汝知)가 판관으로 있어서 김여지의 비호를 받아 무사하였으나, 장사현(長沙縣)으로 옮기는 도중 무촌역(茂村驛)에서 살해되었다. 저서로는 『인재유고(麟齋遺稿)』가 있다.  / 출처 :  한국학중앙연구원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인재유고 / 남쪽으로 유배되어〔南行錄〕


밤에 앉아서〔夜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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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 떠들던 소리 잠시 잠잠해지고 / 兒童喧暫息
오래 앉아 있자니 등잔의 불꽃이 떨어지네 / 坐久落燈花
바닷가 마을에도 봄은 찾아드는데 / 江海春猶至
서울로 가는 길은 아득히 멀기만 하네 / 京華路最賖
몸이 한가하여 늘 갓을 벗고 지내는데 / 身閑常脫帽
가슴속은 타는 듯해 매양 차를 달여 마시네 / 心熱每煎茶
세상 근심일랑 아예 떨쳐 보내려고 / 世慮都消遣
때때로 붓을 비껴들고 시구를 다듬어 본다네 / 時時點筆斜






인재유고 / 남쪽으로 상산에 유배되어 상산은 지금의 진천현이다 〔南遷常山錄 常山卽今鎭川縣也


20일 가까이 시를 짓지 않다가 남 선생이 청주에 와 계신단 말을 듣고〔二十日近絶不作詩聞南先生行李在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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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주 강가에서 다행히 만나 뵙고 / 驪江江上幸相逢
밤새도록 얘기하다 새벽 종소리를 들었네 / 夜話仍聞曉寺鐘
어느 때나 진천 고을에 행차하시어 / 旌旆何時臨鎭邑
차 달이며 다시금 오순도순 얘기하려나 / 煎茶更欲暫從容
[주-D001] 남 선생(南先生) : 
바로 앞의 시 제목에 언급된 남재(南在)인 듯하다.
[주-D002] 행차하시어 : 
원문의 ‘정패(旌旆)’는 관리가 행차할 때 앞세우는 깃발을 가리킨다.






일본행록(日本行錄) / 3월     ㅡ 송희경(宋希璟)


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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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선(樓船)을 버리고 작은 배로 박가대에 들어감
이날 이른 아침에 지하도(志賀島)로부터 박가대에 이르러 배에서 내렸다. 양예와 대관(代官) 등이 바닷가에 나와서 영접하였는데, 안장 얹은 말까지 끌고서 나왔다. 내가 하인에게 명령하여 우리의 말안장을 쓰도록 하게 하니, 예(倪)가 말하기를, “청컨대 관인(官人)께서는 한번 일본의 안장을 시용(試用)해 보십시오.” 하므로, 내가 허락하니 왜인 두 사람이 양쪽으로 나눠 서서 말을 몰고 가고, 우리의 나장(螺匠) 4인은 좌우로 나눠 서서 보고 담교상(擔交床) 한 사람이 그 뒤를 따랐다. 나는 정옥옥영립(頂玉玉纓笠)을 쓰고 고삐를 당기며 천천히 갔다. 절도사(節度使)가 사람들에게 명령하여 도로를 청소하고 도랑과 구렁에 흙을 덮게 한 다음,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남녀노소와 중ㆍ여승(女僧)까지 길을 둘러싸고 보고 있었다. 단교사(斷橋寺)에 이르러 말에서 내려 청사에 들어갔다. 양예가 따라와서 차와 술을 대접하였다.


동명에 해가 돋고 바다 구름 열리니 / 東溟日出海雲開
정읍 산천을 푸른 물이 둘렀네 / 井邑山川碧水回
고삐 당겨 천천히 승사에 드니 / 按轡徐行入僧舍
차 끓이고 술 따라 손님을 위로하네 / 烹茶酌酒慰賓來

박가대에 머무름 이하 17수는 박가대에 머무르면서 보고를 기다릴 때에 지은 것이다 

   노원수(老元帥)가 관령(管領) 민부소평(民部少平) 만경(萬景)으로 하여금 밤에 술 20통을 올리고 어과(魚果)를 배설하였다. 이튿날 밤에는 새 탐제(探提, 본디 ‘探題’로 씀)가 또 만경으로 하여금 술 15통을 올리게 하였다. 원수(元帥)를 혹은 탐제라고도 하고 혹은 절도사라고 일컫기도 한다. 원수는 원의진(源義珍)이고 새 탐제 원의준(源義俊)은 그의 아들이며, 국왕(國王) 의지(義持)는 의진(義珍)의 조카라고 한다.

석성에 아득히 물구름 솟는구나 석성(石城)은 박가대의 별명. / 淼淼石城聳水雲
소구의 연기와 불 딴 세상 이루었네 / 小區煙火一乾坤
대관이 준 음식 오히려 배부른데 / 代官饋食猶堪飽
원수가 보낸 술도 먹을 만하구나 / 元帥呈樽亦可呑
높고 낮은 봉우리는 작은 들 굽어보고 / 列岳高低臨小野
넓고 먼 물결은 외론 마을 안고 있네 / 平波浩渺抱孤村
본래가 이곳 사람 믿기 어려워 / 由來此地人難信
되풀이 말하여 성은을 타이르네 / 重複言辭諭聖恩

평방길구전(平方吉久殿)이 집에서 술자리를 열매, 써서 보임
판자 마루 깊숙한 곳 술자리 열고 / 板堂深處酒樽開
굳이 큰 잔 권하더니 또 한 잔 권하네 / 强勸深盃又一杯
지나치게 무거운 주인 후의 입으니 / 偏荷主人珍重意
일본의 유속도 역시나 아름다워 / 扶桑遺俗亦良哉

작문(作門)
   박가대에는 본래 성(城)이 없어 갈림길이 다 통해 있기 때문에, 밤마다 도둑이 일어나 사람을 죽이나 따라가 잡는 자가 없었다. 내가 오니 탐제(探提)가 대관(代官) 이동전(伊東殿)으로 하여금 마을과 거리의 갈림길에 다 문을 만들어 밤이면 닫게 하였다.
이곳에 사는 왜인(倭人)들이 남녀노소ㆍ중ㆍ여승 할 것 없이 우리의 행차를 보려고 찾아와서 날마다 뜰에 가득한데, 칼을 차고 들고 있는 자가 많아서 나는 내심(內心) 두려움을 면치 못하였다.

이국의 주장이 우리 행차 기뻐하여 / 殊方主將喜吾行
높다란 문 세워 지성을 보이누나 / 爲起高門示至誠
노소가 소란하게 관람을 마지않아 / 老穉喧呼觀不已
다투어 분집하여 날마다 뜰에 차네 / 爭門紛集日盈庭

문계(文溪)의 시를 차운함
평생의 뜻과 업이 기교한 것 싫어하여 / 平生志業羞奇巧
공문 향해 어진 이 벗하기를 숭상하네 / 寧向公門尙友賢
오늘날 일본 땅 천만 리 먼 곳에서 / 今日扶桑千萬里
선사 말씀 아름다워 꽃다움을 씹는 듯 / 最憐師語嚼芳鮮

승천사(承天寺)의 주승(主僧)에게 줌
정사에 있는 고승 / 精舍高僧在
몇 해나 벽 향해 참선했던고 / 幾年向壁間
삼업이 물과 함께 깨끗하고 / 水俱三業淨
한평생 구름과 한가롭구나 / 雲與一生閑
경문 외는 탑에는 향연 등불 고요하고 / 誦榻香燈靜
선방에는 꽃과 나무 아롱져 있네 / 禪房花木斑
스님의 그 마음 누가 알 수 있으랴 / 師心誰得識
염불로 기관을 환하게 통하네 / 念佛透機關

문계(文溪)의 감구운(感鳩韻)을 차운함 2수
비둘기가 봄바람에 양랑을 따라 / 鳩鳥春風逐兩郞
날개 드리운 동해가 길 어이 먼고 / 垂翎東海路何長
새장에 날로 기른 은정 깊건만 / 華籠日養恩情重
청구 곳곳의 뽕나무를 생각하네 / 猶憶靑丘處處桑
본국의 흰 비둘기 한 쌍을 양예(亮倪)와 진길구(陳吉久)가 구해 왔다.

봄바람에 왕명받은 수의 낭관이 / 春風啣命繡衣郞
옛 절에 체류한 지 세월 다시 오래 가니 / 古寺淹留日更長
동그마니 앉으매 조롱 속 새 같구나 / 危坐正如籠裡鳥
돌아가고픈 마음 밤낮 시상 향하네 / 歸心日夜向柴桑

양예를 따라 파고사지(波古沙只)의 송정(松亭)을 봄
송정은 박가대의 북쪽 1 리에 있다. 서쪽으로 큰 바다에 접하여 평평한 제방이 넓고 훤했다. 그 가운데에는 잡목이 없고 다만 흰 모래와 푸른 솔만이 있으므로 송정이라고 이름붙인 것이라 한다. 왜인의 말이, ‘이곳은 바로 신사년의 동정(東征) 때에 고려인(高麗人)의 전몰지(戰沒地)’라고 하였다.

사잇길 하나 따라 처음 들어가니 / 初從一逕入
활연히 병풍 같은 풍경 보이네 / 豁見畫圖屛
해와 달은 큰 바다에 드리워 있고 / 日月垂鯨海
바람 연기 학의 물가 접하였구나 / 風煙接鶴汀
모래뚝 천 이랑이 희고 흰데 / 沙堤千頃白
소나무 일만 그루 푸르르구나 / 松木萬條靑
옛날에 싸움하던 곳이기에 / 昔日干戈地
마음 상해 다시 한번 정자에 오르네 / 傷心更上亭

붓을 달려 두 중에게 줌
치의를 입은 선객 도 기미 한가하여 / 緇衣禪客道機閑
나 찾아 시 구하기 옛 친구처럼 하네 / 訪我求詩似舊顔
부상의 한 난야를 말하지 말라 / 莫說扶桑一蘭若
조선은 가는 곳마다 좋은 산천이라네 / 朝鮮處處好溪山

묘락사(妙樂寺)의 주승 임종(林宗)이 차를 달임
묘락사 또한 선 닦는 절이어서 / 妙樂亦禪寺
봄 깊은데 아직도 문 닫고 있네 / 春深尙掩扃
나는 와서 일만 생각 잊고 / 我來忘萬慮
스님은 앉아 삼생을 보네 / 師坐見三生
절 북쪽엔 물결이 희고 / 殿北波光白
창 앞엔 풀빛이 가지런하이 / 窓前草色平
차 달이며 반날을 머물러 / 煎茶留半日
늦은 조수 소리를 듣네 / 又聽晩潮聲

양예(亮倪)와 문계(文溪)가 나를 묘락방(妙樂房)에 청하여 차 대접을 하므로, 그들의 시를 차운함
아득한 봉래산한수 가에서 / 杳杳蓬萊漢水濱
부상 만 리 노니는 사람 되었네 / 扶桑萬里作遊人
두 선사와 알게 된 것 얼마나 다행한가 / 兩師半面知何幸
솥발처럼 둘러앉아 절역의 봄 시로 읊네 / 鼎坐吟詩絶域春

염불사(念佛寺)에서 희롱삼아 짓다
절이 여염 가운데 있는데, 불전(佛殿) 안에서 중과 여승이 좌우편으로 나눠 잔다.
꽃과 버들 강과 절에 가득하여 / 花柳滿江寺
푸르고 붉은 것이 제각기 봄이로세 / 靑紅各自春
가지마다 형태는 다르지만 / 枝枝雖異態
생물 기상 모두가 새롭구나 / 生意摠爲新

성복사(盛福寺)의 중 7~8인이 와서 나의 시를 구함
시 구하는 중의 왕래 빈번하구나 / 求詩釋子往來頻
적막한데 낯선 사람 어찌 싫으랴 / 寂裏何嫌面目新
창 앞의 꽃나무에 봄바람 가득하니 / 窓前花木春風遍
누가 하릴없는 한가한 도인인가 / 誰是無爲閑道人

단과사(斷過寺)에 머물면서 봄을 상심함 2수
중 종금(宗金)ㆍ선진(善珍)ㆍ보예(寶倪)ㆍ길구전(吉久殿) 등이 날마다 연속하여 와서 음식 대접을 하다.
단과사에 투숙하여 / 來投斷過寺
어느덧 늦봄을 당하였네 / 倐忽見三春
날마다 술병 오고 / 日日壺樽至
사람마다 면목 새로워 / 人人面目新
강산은 모두 다른 형태인데 / 江山皆異態
하인은 점차 서로 친근하네 / 僮僕轉相親
조만간 돌아가리니 / 早晩回歸節
궁궐 뜰에서 임금 뵈오리 / 彤庭謁聖宸

까마귀
옛 절은 어째서 이다지도 적막한가 / 古寺何寂落
나그네 마음을 그 누가 알랴 / 誰知遊子心
풍광은 천 리에 멀고 / 風光千里遠
풀빛은 한 봄이 새롭네 / 草色一春新
쪼는 새는 빈 사원(寺院)에 날고 / 啄鳥飛空院
울부짖는 까마귀 저문 숲에 모여드네 / 嗚鴉集晩林
이국의 사람이라 술 권하지만 / 方人雖勸酒
지음이 적은 것 한스럽구나 / 却恨少知音

중 홍산(洪山)의 시를 차운함
선방에서 나오지 않고 오묘한 법 연구하여 / 不出禪房窮妙法
용을 항복받아 바리때에 들여보냈네 / 降龍能使一盂盤
동서로 가로막혀 어음(語音)은 다르지만 / 東西地隔音雖異
선사(禪師)가 한형주(韓荊州) 알기 원하는 것 나는 어여뻐 / 今我憐師願識韓

단과사(斷過寺)에서 잠자고 일어남
문 닫으니 봄 적적하고 / 閉門春寂寂
베개 의지하니 생각 유유하이 / 倚枕思悠悠
풀 푸르러 눈 뜨기 어렵고 / 草綠難開眼
꽃 붉은 데 머리 들지 않네 / 花紅不擧頭
화산은 천 리나 막혔는데 / 華山隔千里
먼 이역(異域) 외로운 배에 있네 / 絶域有孤舟
어디서 새 우는 소리 애절한고 / 何處啼禽切
돌아가고픈 마음 거둘 수 없네 / 歸心浩未收


[주-D001] 나장(螺匠) : 
관아의 하례(下隷). 나장(羅將).
[주-D002] 담교상(擔交床) : 
교의(交椅)를 짊어지고 가는 사람. 하례(下隷)의 일종.
[주-D003] 정옥옥영립(頂玉玉纓笠) : 
갓 꼭대기에 다는 정자(頂子)와 갓끈을 모두 옥으로 장식한 갓.
[주-D004] 단교사(斷橋寺) : 
단교사(斷橋寺)가 뒤에는 단과사(斷過寺)로 적혀 있다. 복강현 박옥군 지하촌(志賀村)에 있는 단과사(旦過寺)로 추정된다. ‘旦’을 ‘斷’으로 쓴 것은 태조(太祖)의 이름을 휘(諱)하여서일 것이다.
[주-D005] 정읍(井邑) : 
옛날 주(周) 나라의 제도에 땅을 ‘井’의 모양으로 구획하여 아홉 집이 모여 살면서 경작하였는데, 이 9가(家)의 집단을 정(井)이라 하고, 4정을 읍(邑)이라고 하였다. 《關禮 地官小司徒》
[주-D006] 원의진(源義珍) : 
원의진(源義珍)이 새 탐제(探題) 의준(義俊)이 그의 아들이라 하였으니, 삽천의준(澁川義俊)의 아비 만뢰(滿賴)일 것이다.
[주-D007] 삼업(三業) : 
불교 용어. 몸과 입과 마음의 세 가지 욕심으로 인하여 짓는 죄업(罪業)으로, 신업(身業, 행동으로 짓는 악업)ㆍ구업(口業, 말로 짓는 악업)ㆍ의업(意業, 나쁜 생각으로 짓는 악업)을 말한다.
[주-D008] 수의 낭관(繡衣郞官) : 
수의는 비단옷. 뜻이 바뀌어 왕명을 받든 어사(御使)나 사신.
[주-D009] 시상(柴桑) : 
산 이름. 강서성(江西省) 구강현(九江縣) 서남쪽에 있다. 진(晉) 나라 도연명(陶淵明)이 이곳에서 살았기 때문에 전원(田園), 또는 고향의 뜻으로 쓰인다.
[주-D010] 파고사지(波古沙只) : 
파고사지(波古沙只)의 ‘只’는 통상 ‘기’로 읽는다. 박다(博多)에 있는 하코사키[筥崎].
[주-D011] 난야(蘭若) : 
아란야(阿蘭若)의 준말. 공한처(空閑處)란 뜻으로, 한가롭고 고요하여 비구의 수행에 적당한 곳. 변하여 절의 별명으로 쓰인다.
[주-D012] 용을 항복받아 바리때에 들여보냈네 : 
용을 항복받아 한 바리때[盂]에 들어가게 할 수 있다고 한 말이니, 여기에는 두 가지 고사(故事)가 있다. 하나는 여래(如來)가 가섭(迦葉)의 3형제로 화신하여 우루빈라(優婁頻螺) 취락(聚落)에 와서 지식(止息)할 곳을 찾으니, 거기에 한 초당이 있었다. 가섭의 한 제자가 병으로 설사하여 초당을 더럽혔다. 그래서 쫓아냈더니, 죽은 뒤에 독룡이 되어 이 초당에 있으면서 인축(人畜)을 해치므로 가섭이 항복받고자 하여 화신(火神)에게 부탁하였으나 화신의 힘이 미치지 못하였다. 그때 여래가 마루 안에 머물다가 고요히 선실(禪室)에 들어가니 독룡이 불을 뿜으며 여래에게 다가갔다. 여래도 불 속에 들어가고 초당이 온통 불덩이가 되었으나 여래가 앉아 있는 곳은 전연 불기가 없었다. 이에 독룡은 몸을 뒤쳐 부처의 바리때 속으로 들어갔다고 한다. 《佛本行經 迦葉三兄弟品》 다른 하나는 섭공(澁公)은 서역(西域) 사람으로 부견(苻堅)의 전진(前秦) 11년에 장안에 와서, 비주(秘呪)로 신룡(神龍)을 내려오게 하였다. 가뭄이 오면 항상 주문을 외는데, 곧 용이 내려와 바리때 속으로 들어가면 곧 비가 왔다고 한다. 《梁高僧傳 澁公傳》
[주-D013] 한형주(韓荊州) 알기 원하는 것 : 
당(唐)의 한조종(韓朝宗) 알기를 원한다는 말. 이백(李白)이 조종에게 준 글 속에 ‘만호후봉 받는 것보다 한 형주 한번 알기가 원이다[生不用封萬戶侯, 但願一識韓荊州]’ 한 데서 나온 것인데, 한 형주라 함은 조종이 형주(荊州) 자사(刺使)를 지냈기 때문에 쓴 말이다. 그리하여 귀인(貴人) 또는 걸사(傑士)를 처음으로 만나 보게 되는 것을 ‘식한(識韓)’ 또는 ‘식형(識荊)’이라고 한다.




< 원문 >


四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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捨樓船乘小舟。入朴加大。
是日早朝。自志賀島到朴加大下船。亮倪及代官等出迎海邊。至以鞍馬而來。余令隷人用我鞍子。倪曰。請官人一乘日本鞍以試之。余許之。兩倭分左右牽馬而行。吾螺匠四人分左右行。擔絞床一人次行。余着頂玉玉纓笠。按轡徐行。節度使命人掃淸道路。覆土溝巷以待之。男女老少。至於僧尼。擁路觀之。至斷橋寺。下馬入廳。亮倪隨來。爲設茶酒。
東溟日出海雲開。井邑山川碧水回。按轡徐行入僧舍。烹茶酌酒慰賓來。
留朴加大。此下十七首。留朴加大待報告時所作也。
老元帥使管領民部少平萬景。夜呈酒二十。排魚果。翌夜。新探提又使萬景。呈酒十五。元帥或稱探提。或稱節度使。元帥源義珍。新探提源義俊。其子也。國王義持。義珍從子云。
淼淼石城聳水雲。小區烟火一乾坤。代官饋食猶堪飽。元帥呈樽亦可呑。列嶽高低臨水野。平波浩渺抱孤村。由來此地人難信。重複言辭諭 聖恩。石城。朴加大別名也。
平方吉久殿設酌於家。書示。
板堂深處酒樽開。强勸深盃又一杯。偏荷主人珍重意。扶桑遺俗亦良哉。
作門
朴加大本無城。歧路皆通。夜夜賊起殺人。無追捕者。余之來。探提使代官伊東殿。於里巷歧路皆作門。夜則閉之。居倭男女老少與僧尼。求見我行。日日盈庭者。多執釰佩刀。余未免內懼。
殊方主將喜吾行。爲起高門示至誠。老稚喧呼觀不已。爭門紛集日盈庭。
次文溪韻
平生志業羞 舊本作厭。 奇巧。寧向公門尙友賢。今日扶桑千萬里。最憐師語嚼芳鮮。
贈承天寺主僧
精舍高僧在。幾年向壁間。水俱三業。淨雲與一生閑。誦榻香燈靜。禪房花木斑。師心誰得識。念佛透機關。
次文溪感鳩韻。二首。
鳩鳥春風逐兩郞。垂翎東海路何長。華籠日養恩情重。猶憶靑丘處處桑。本國白鳩一雙。亮倪,陳吉久求來。
春風銜 命繡衣郞。古寺淹留日更長。危坐正如籠裏鳥。歸心日夜向柴桑。
因亮倪見波古沙只松亭
松亭在朴加大北一里。西濱大海。平堤閑曠。其中無雜樹。只有白沙靑松故名。倭言此乃辛巳東征時。高麗人戰沒之地也。
初從一逕入。豁見畫圖屛。日月垂鯨海。風烟接鶴汀。沙堤千頃白。松木萬條靑。昔日干戈地。傷心更上亭。
走筆。贈二衲子。
緇衣禪 舊本作仙 客道機閑。訪我求詩似舊顏。莫說扶桑一蘭若。朝鮮處處好溪山。
妙樂寺主僧林宗。煎茶
妙樂亦禪寺。春深尙掩扃。我來忘萬慮。師坐見三生。殿北波光白。窓前草色平。煎茶留半日。又聽晩潮聲。
亮倪,文溪請予於妙樂房煎茶。次其韻。
杳杳 萊漢水濱。扶桑萬里作遊人。兩師半面知何幸。鼎坐吟詩絶域春。
戱題念佛寺。寺在閭閻中。佛殿內。僧尼分左右而宿。
花柳滿江寺。靑紅各自春。枝枝雖異態。生意摠爲新。
盛福寺僧七八輩。來求詩。
求詩釋子往來頻。寂裏何嫌面目新。窓前花木春風遍。誰是無爲閑道人。
留斷過寺。傷春。二首。○僧宗金,善珍,寶倪,吉久殿等。日日連續來饋。
來投斷過寺。倏忽見三春。日日壺樽至。人人面目新。
江山皆異態。僮僕轉相親。早晩回歸節。彤庭謁 聖宸。
鴉。舊本有鵝作鴉三字。
古寺何寂落。誰知遊子心。風光千里遠。草色一春深。啄雀飛空院。鳴鴉 舊本作鵝。 集晩林。方人雖勸酒。却恨少知音。
次僧洪山韻
不出禪房窮妙法。降龍能使一盂盤。東西地隔音雖異。今我憐師願識韓。
斷過寺睡起
閉門春寂寂。欹枕思悠悠。草綠難開眼。花紅不擧頭。華山隔千里。絶域有孤舟。何處啼禽切。歸心浩未收。


   *** 송희경(宋希璟) :  송희경 (宋希璟) 1376 ~ 1446  /  한국 향토문화 전자대전    ㅡ   부산역사문화대전 

    ㅡ 조선 전기 회례사로 일본에 다녀온 문신. 일본을 다녀온 일기인 <노송당 일본행록>이 전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