틴토레토 〈자화상〉 / 루브르 박물관에서 꼭 봐야 할 그림

2019. 7. 20. 21:25美學 이야기



요약 테이블
저작자 틴토레토(Tintoretto, 1518~1594)
제작시기 1588년

벨리니로부터 조르조네, 티치아노로 이어지는 베네치아 화파 중 빼놓을 수 없는 또 한 명의 위대한 화가가 틴토레토(Tintoretto, 1518~1594)이다. 틴토레토는 그의 아버지의 직업에서 나온 별칭이자 애칭으로 ‘작은 염색업자’를 뜻한다. 실제 이름은 야코포 로부스티(Jacopo Robusti)이다. 그에겐 마리아 로부스티라는 딸이 있었는데, 아버지로부터 배운 그림 솜씨가 워낙 출중해 장안의 화제가 되었다고 한다. 당시에는 여성이 화가가 되는 일은 극히 드물었다. 귀족 부인들이 취미 생활로 가끔 붓을 잡았을 뿐, 그것을 업으로 삼는 건 상스러운 일에 속했다. 그런 환경에서도 가뭄에 콩 나듯 알려진 여성 화가들은 마리아처럼 아버지가 일하는 곳에서 어깨 너머로 그림을 배우다가 재능을 인정받은 경우 정도였다.

틴토레토 〈자화상〉

캔버스에 유채 / 63×52cm / 1588년 제작 / 루브르 박물관 드농관 1층 6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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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아의 재능은 스페인과 오스트리아를 지배하던 합스부르크 왕가에까지 전해져 궁정화가로 초대까지 받았지만, 틴토레토는 이를 거부하고 딸이 베네치아를 떠나지 못하도록 은세공업자에게 시집을 보냈다. 마리아는 15년 넘게 아버지의 공방에서 작업했지만 자신의 이름으로 서명한 그림은 몇 점 되지 않는다. 문제는 마리아가 결혼 생활 4년 만에 가진 아이를 낳다가 사망한 이후로 틴토레토 공방에서 생산된 그림 수가 급속도로 줄었다는 것이다. 좋게 생각하면 딸 잃은 아비의 슬픔이 그 이상의 작업을 불가능하게 했다는 것인데, 반대로 생각하면 그간 틴토레토가 자신의 이름으로 서명한 그림의 상당수가 딸의 도움 없이는 불가능했음을 입증한다고도 볼 수 있다.

어느 쪽이 진실이건 틴토레토의 붓은 사물의 질감 표현에 탁월하다. 머리카락, 입고 있는 옷의 감촉 등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그의 필법은 빛에 대한 깊은 이해에서 비롯된 것이다. 즉, 모피나 머리카락이 바스락거리는 소리가 들릴 정도로 정확히 표현된 것은 그것을 한 올 한 올 다 꼼꼼히 그려서라기보다는, 그 표면에 와 닿는 빛의 양을 적당히 조절하여 때론 뭉개고 때론 살리는 기법에 통달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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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숙 집필자 소개

서양미술사를 전공했다. <그림수다>, <현대미술가들의 발칙한 저항>, <루브르와 오르세의 명화산책> 등 미술관련 서적을 20여 권 저술하여 대중이 미술에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안내하는 유쾌하고 친절한 길잡이 역할을 하고 있다. 번역서로는 <엘그레코>가 있으며 현재 국공립단체를 포함하여 여러 곳에서 활발한 강연 활동을 하고 있다.접기

출처

루브르 박물관에서 꼭 봐야 할 그림

루브르 박물관에서 꼭 봐야 할 그림 | 저자김영숙 | cp명휴머니스트 도서 소개

한 해 동안 전 세계 미술관 중에서 가장 많은 사람들이 방문하는 곳! 루브르 박물관은 무려 38만 점이 넘는 작품을 소장하고 있는 세계 최대 규모의 박물관이다. 루브르에서 놓치지 말아야 할 세계 최고 명화들을 만나보자.접기


전체목차
드농관(Denon) 산드로 보티첼리 〈자유 학예 모임 앞의 젊은 남자〉 프라 안젤리코 〈십자가에 못 박힌 그리스도〉 산드로 보티첼리 〈세례 요한과 함께하는 성모자〉 조토 디 본도네 〈오상을 받는 성 프란체스코〉 귀도 다 시에나 〈예수의 탄생과 성전에의 봉헌〉 피사넬로 〈젊은 공주의 초상화〉 외 안토넬로 다 메시나 〈남자의 초상〉 외 조반니 벨리니 〈십자가 처형〉 안드레아 만테냐 〈성 세바스티아누스〉 도메니코 기를란다요 〈노인과 소년〉 외 베르나르디노 루이니 〈세례 요한의 머리를 건네받는 살로메〉 외 라파엘로 또는 조반니 프란체스코 펜니 〈베일을 잡고 있는 성모〉 라파엘로 〈세례 요한과 함께 있는 성모자〉 레오나르도 다 빈치 〈페로니에르를 한 아름다운 여인〉 레오나르도 다 빈치 〈성 안나와 함께 있는 성모자〉 레오나르도 다 빈치 〈세례 요한〉 외 레오나르도 다 빈치 〈모나리자〉 틴토레토 〈자화상〉 틴토레토 〈수산나와 장로들〉 파올로 베로네제 〈가나의 혼인 잔치〉 도소 도시 〈체사레 보르자의 초상화〉 티치아노 〈그리스도의 매장〉 외 티치아노와 조르조네 〈전원의 합주곡〉 티치아노 〈프랑수아 1세의 초상화〉 외 주세페 아르침볼도 〈봄, 여름, 가을, 겨울〉 폰토르모 〈성 안나와 함께 있는 성모자〉 로소 피오렌티노 〈피에타〉 카라바조 〈성모의 죽음〉 안니발레 카라치 〈성 프란체스코와 막달라 마리아가 함께하는 피에타〉 귀도 레니 〈이 사람을 보라〉 외 게르치노 〈성 베드로의 눈물〉 외 조반니 파올로 판니니 〈고대 로마 풍경이 있는 화랑〉 외 조슈아 레이놀즈 경 〈헤어 도련님〉 토머스 게인즈버러 〈공원에서의 대화〉 조지프 말로드 윌리엄 터너 〈멀리 만이 보이는 강가의 풍경〉 자크 루이 다비드 〈호라티우스 형제들의 맹세〉 외 자크 루이 다비드 〈나폴레옹 황제의 대관식〉 외젠 들라크루아 〈사르다나팔루스의 죽음〉 외 테오도르 제리코 〈메두사호의 뗏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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