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숨어 있는 세계사] 괴력 뽐냈던 폴란드왕… 보석·예술품 수집광이었죠
['강건왕' 아우구스트 2세]
최근 도난당한 드레스덴 보물 모았던 폴란드 국왕 겸 독일 작센의 통치자
예술품 모으고 예술가들 초청해… 드레스덴을 문화도시로 재탄생시켜
중국산 도자기 사들이기 어렵자 '마이센 자기' 공장 세워 직접 생산
지난 25일(현지 시각) 독일 드레스덴에 있는 '그뤼네스 게뵐베(둥근 천장이 있는 녹색 금고란 뜻)' 박물관에서 전시품 90여점이 도난당하면서 1조3000억원 규모로 추정되는 피해가 생겼습니다. 이 박물관은 폴란드 국왕 '강건왕' 아우구스트 2세(1670~1733)가 자신의 수집품과 보물을 전시하기 위해 1723년 건립했습니다. 금, 은, 호박, 상아 등의 보석으로 치장된 예술작품 4000여 점을 전시·보관하고 있었습니다. 이렇게 많은 귀중품을 모았던 그는 어떤 왕이었을까요?
◇힘 어마어마했던 '작센의 헤라클레스'
아우구스트 2세의 별명은 '강건왕'입니다. 맨손으로 말 편자를 구부린 일화가 유명한데요, 작센의 헤라클레스라고도 불렸다고 합니다. 그는 폴란드의 국왕과 작센의 선제후를 겸했어요. 선제후(選帝侯)는 신성 로마 제국의 황제 선출권을 가지고 있는 강력한 귀족을 이르는 말이에요. 오늘날 독일 동부에 있는 작센은 이 당시에는 신성 로마 제국의 일부로, 독립적인 주권을 가진 제후국이었어요. 그는 1694년 천연두로 형이 숨지면서 작센의 선제후 '아우구스트 1세'가 됩니다.
◇힘 어마어마했던 '작센의 헤라클레스'
아우구스트 2세의 별명은 '강건왕'입니다. 맨손으로 말 편자를 구부린 일화가 유명한데요, 작센의 헤라클레스라고도 불렸다고 합니다. 그는 폴란드의 국왕과 작센의 선제후를 겸했어요. 선제후(選帝侯)는 신성 로마 제국의 황제 선출권을 가지고 있는 강력한 귀족을 이르는 말이에요. 오늘날 독일 동부에 있는 작센은 이 당시에는 신성 로마 제국의 일부로, 독립적인 주권을 가진 제후국이었어요. 그는 1694년 천연두로 형이 숨지면서 작센의 선제후 '아우구스트 1세'가 됩니다.
- ▲ ①폴란드 국왕이자 작센의 선제후였던 '강건왕' 아우구스트 2세의 초상화. ②지난 25일 도난당한 '다이아몬드 779개로 장식한 검'. ③지난 25일 도난당한 보석으로 장식한 폴란드의 백독수리 훈장. ④'자기로 만든 꽃과 꽃병'(마이센 자기·18세기). ⑤'자기 술병'(마이센 자기·1725). /위키피디아·AP 연합뉴스·게티이미지코리아
◇'엘베강의 피렌체' 드레스덴
아우구스트 2세의 문화와 예술에 대한 관심과 후원은 유별났습니다. 그는 작센의 선제후가 되기 전 프랑스와 이탈리아를 여행하면서 큰 감명을 받았다고 해요. 그리고 작센의 주도인 드레스덴을 아름다운 문화 도시로 거듭나게 합니다. 유럽과 아시아의 그림, 도자기, 보석을 수집했고, 유럽 전역의 예술가들을 초대했어요.
그는 자신이 살던 드레스덴궁이 1701년 화재 피해를 보자 바로크 양식으로 대대적으로 재건합니다. 또 그뤼네스 게뵐베가 있는 츠빙거 궁전 역시 아우구스트 2세가 세웠는데요, 베르사유 궁전을 모방해 바로크 양식의 정수를 보여준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츠빙거 궁전은 2차 대전 당시 연합군의 드레스덴 폭격으로 크게 손상을 입었는데, 다행히도 그뤼네스 게뵐베 안에 있던 소장품들은 대피시켜 둬서 화를 피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츠빙거 궁전은 1963년 폭격 전의 모습으로 재건됩니다.
◇"중국 수준의 자기를 만들라"
아우구스트 2세는 도자기 수집가로도 유명했어요. 그는 무려 3만5000점이 넘는 중국·일본·동남아시아의 도자기를 소장했어요. 도자기는 당시 유럽에서 워낙 귀했기 때문에 '하얀 금'이라고 불렸어요.
지금 작센 지방의 명물인 '마이센 자기'도 아우구스트 2세 작품입니다. 중국이 유럽에서 온 사절단을 홀대하자 아우구스트 2세는 "그렇다면 중국 도자기와 똑같은 백자를 만들어내라"라고 장인들에게 명령했다고 해요. 그는 1710년 드레스덴 근교 마이센에 국영 도자기 공장을 세웁니다. 그는 자신의 수집품과 마이센 자기로 장식한 '도자기 궁전'을 직접 설계해 건설하려 했지만 그전에 세상을 떠나게 됩니다. 현재는 1786년 설립된 드레스덴 자기 미술관에 그의 수집품들이 전시되어 있어요. 마이센 자기는 작센의 효자 제품이 되어 막대한 부를 가져다주었고 오늘날 명품 도자기로 이름을 날리고 있습니다.
[힘 셌지만 전쟁에선 맥 못춰 폴란드 왕위 3년간 뺏기기도]
'강건왕'은 힘이 셌을지는 몰라도 유능한 군 지휘관은 아니었던 것 같아요. 그는 1700년 원래 폴란드 땅이었던 리보니아를 수복하겠다며 스웨덴을 침공합니다. 그렇지만 1702년 스웨덴의 카를 12세에 크게 패하고 작센으로 도망치는 수모를 겪어요. 카를 12세는 1706년 작센까지 침공해 아우구스트 2세에게 폴란드 왕위를 내놓게 합니다.
아우구스트 2세는 1709년 다시 폴란드 왕위에 오릅니다. 동맹 러시아가 스웨덴을 물리치면서였죠. 하지만 이로 인해 러시아는 폴란드에 이래저래 간섭하며 영향력을 행사하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