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정토불교의 세계 / 제4장 극락세계로 가는 길 - 2. 부처님의 지혜를 의심하면

2013. 8. 17. 20:23경전 이야기

 2. 부처님의 지혜를 의심하면

 

 


                                                                     장휘옥 著/불교시대사/자료입력:김수남

이때 미륵보살이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무슨 인연으로 극락세계의 사람들은 태(胎)에서 태어나는 태생(胎生)과 홀연히 태어나는 화생(化生)의 구별이 있사옵니까?"


부처님께서 미륵보살에게 말씀하셨다.


"어떤 중생들은 부처님의 한량없는 지혜에 의혹을 품고, 오직 자기 힘(自力)으로 공덕을 닦아 극락세계에 태어나고자 원을 세우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들은 아직 아미타불의 깨달음의 지혜(佛智)가 불가사의하여(不思議智), 이루 말도 다 할 수 없고(不可稱智), 또한 그 지혜가 크고 넓어서(大乘廣智), 무엇에도 비길 데가 없는 최상의 지혜(無等無倫最上勝智)임을 깨닫지 못한 탓이니라.


그러나 그들은 부처님의 이런 여러 가지 지혜를 의심하여 믿지는 않으나, 그래도 죄와 복에 대한 인간의 도리는 믿고 스스로 선을 닦아 극락세계에 태어나고자 원을 세우느니라.

 

이러한 중생들은 저 극락세계에 태어나고자 원을 세우느니라. 이러한 중생들은 저 극락세계의 변두리에 있는 칠보 궁전에 태어나는 것이니라. 그리고 그들은 5백 세 동안 전혀 부처님을 뵙지 못하고 불법을 듣지도 못하며, 보살과 성문 등의 거룩한 이들을 만날 수도 없으므로, 극락세계에서 그들을 가리켜 태생(胎生)이라 하느니라.


그러나 누구든지 부처님의 지혜가 헤아릴 수 없음을 분명히 믿고 갖가지 공덕을 쌓아, 의심없는 신심으로 극락세계에 태어나고자 원을 세우면, 이러한 중생은 곧바로 극락세계에 태어나고자 원을 세우면, 이러한 중생은 곧바로 극락세계의 칠보 연꽃 속에 자연히 화생(化生)하여 가부좌를 하고 앉느니라.

 

그리고 순식간에 몸의 상호와 광명과 지혜 공덕을 극락세계의 여러 보살들과 똑같이 원만하게 갖추느니라. 미륵이여, 다른 불국토의 여러 보살들도 발심하여 무량수불과 극락세계의 여러 보살들과 성문들을 뵙고, 공경하고 공양하고자 하면, 그들도 수명이 다한 후에는 자연히 극락세계의 칠보 연꽃 속에 화생하게 되느니라.


미륵이여, 잘 알아라. 저 극락세계에 화생하는 이들은 지혜가 수승하기 때문이며, 그에 반해서 태생하는 이들은 모두 지혜가 없기 때문이니라. 그래서 그들은 5백 세 동안이나 전혀 부처님을 만나 뵙지 못하고, 불법을 듣지도 못하며, 보살과 성문들을 보지도 못하고, 또한 부처님을 공양할 수도 없으며, 보살의 법도를 모르기 때문에 많은 공덕을 쌓을 수도 없느니라.

 

마땅히 알아야 할지니, 이러한 사람들은 과거 숙세에서 지혜를 닦지 않고 부처님의 부사의한 지혜를 의심한 때문이니라."


부처님께서 미륵보살에게 말씀하셨다.


"가령 비유하건대 전륜성왕의 궁전에 따로 칠보로 된 방을 마련하여 화려한 자리를 깔고 장막을 치고 가지가지의 아름다운 비단 깃발을 걸어 장엄해 놓고, 만일 왕자가 죄를 범하면, 부왕은 그를 벌하여 바로 이 칠보 방에 황금 사슬로 매어서 감금하느니라.

 

그러나 음식이나 의복·이부자리나 꽃과 향이나 음악 등은 전륜성왕과 똑같이 하여 조금도 부족함이 없도록 배려하느니라. 이러할 때 왕자의 마음은 어떠하겠느냐? 왕자는 그래도 그 화려한 칠보 방안에 있고 싶어 하겠느냐?"


미륵보살이 대답하여 사뢰었다.


"그렇지 않을 것이옵니다. 왕자는 어떤 방편을 써서라도 힘이 센 역사(力士)를 구하여 빠져 나오려 할 것이옵니다."


부처님께서 미륵보살에게 말씀하셨다.


"저 극락세계에 태생하는 중생들도 또한 이와 같아서 부처님의 한량없는 지혜를 의심하고 믿지 않았기 때문에 저 극락세계의 변두리에 있는 칠보 궁전에 태어나 아무런 벌을 받지도 않고 나쁜 일이란 생각조차 나지 않으나, 다만 5백 년 동안이나 부처님과 불법과 성중(聖衆) 등 삼보를 만나지 못하고, 삼보를 공양하여 가지가지의 공덕을 쌓을 수도 없느니라. 이러한 것이 큰 괴로움이 되어 비록 다른 어떤 즐거움이 있다고 할지라도 그곳에 있고 싶어하지 않는 것이니라.


그러나 그들이 부처님의 지혜를 의심한 허물을 깨닫고 깊이 참회하여 칠보 궁전을 벗어나기를 원한다면, 곧바로 뜻대로 되어 아미타불의 처소에 나아가서 공경하고 공양하게 되며, 또한 헤아릴 수 없는 모든 부처님의 처소에도 두루 돌아다니며 더욱 많은 공덕을 쌓을 수가 있느니라.


미륵이여, 잘 명심하여라. 누구든지 부처님의 지혜에 의혹을 품는 것은 가장 큰 이익을 잃는 것이니라. 그러므로 마땅히 모든 부처님의 위없는 지혜를 분명히 믿어야 하느니라."



부처님의 한량없는 지혜를 믿고 정토에 왕생하려는 자는, 극락에 태어나자마자 곧바로 부처님을 뵙고 공양하며 많은 공덕을 쌓는다.

 

그러나 불가사의한 부처님의 지혜를 믿지 못하고, 스스로 선을 닦아 극락왕생하고자 하는 사람은 그 선업으로 극락에 태어나기는 하지만, 그는 극락의 변두리에 있는 왕궁에 갇혀서 5백 년 동안이나 부처님과 보살들을 만날 수 없을 뿐 아니라 불법도 들을 수 없다.

 

그것은 마치 전륜성왕의 아들이 죄를 짓고 아무것도 부족함이 없는 칠보의 방에 갇혀 있는 형색과 같다고 한다.


아무리 물질적으로 모든 것이 다 갖추어져 있으면 무엇하나, 정신적으로 자유가 없는데. 더구나 극락에 태어나기를 원하는 사람은 그곳에서 불·보살을 뵙고 불도를 닦기 위해서인데, 5백 년이라는 긴 세월 동안 불·보살을 만나기는커녕 불법에 관한 이야기도 듣기 못한다면 어찌 지옥과 다르지 않겠는가.

 

그러므로 경전에는 이 두 부류의 사람을 구별하기 위해 정토에 태어나는 방법을 태생과 화생으로 달리하였다.

 

태생이란 부처님의 다섯 가지 지혜인 불지(佛智)와 부사의지(不思議智)·불가칭지(不可稱智)·대승광지(大乘廣智)·무등무륜최상승지(無等無倫最上勝智)를 의심하는 사람이 정토의 왕궁에 태어나 5백 년이라는 긴 세월 동안 불·법·승의 삼보를 볼 수도 들을 수도 없는 상태를 말하고, 이에 대해 화생은 부처님의 지혜를 믿는 사람이 정토의 칠보 연꽃 속에 자연히 태어나는 상태를 말한 것이다.


이것에 의하면 태생과 화생은 대립적인 것으로서, 정토에 왕생하는 방법으로 화생과 태생 두 가지 방법이 있듯이 설해져 있다. 그러나 이 경우의 태생은 화생과 대립되는 의미가 아니라, 정토에 태어나도 그 몸이 연꽃 속에 싸여 있는 모습을 나타내기 위해, 네 가지 태어나는 방법(四生) 가운데 하나의 태생이라는 용어를 사용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 따라서 부처님의 지혜를 의심하거나 불신해서 궁전이나 연꽃의 내부 깊은 곳에 태어난다고 하더라도 태어나는 방법은 '화생'임이 당연하다.


다만 이와 같이 태생과 화생을 대립적으로 설한 이유는, 부처님의 지혜를 의심하는 자가 왕생하는 정토는 부처님의 지혜를 믿는 자가 왕생하는곳과는 다름을 강조함으로써, 확실한 믿음을 가질 것을 권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무량수경>의 마지막에는 부처님이 미륵보살에게 다음과 같이 당부한다.

"미륵이시여, 설사 맹렬한 큰불이 삼천대천세계에 충만하다다 할지라도 한사코 뚫고 나가서, 이 경전의 가르침을 들어야 하느니라.

 

그래서 환희심으로 믿고 지니며 외우고 기억하여 가르침대로 수행해야 하느니라.

 

그 이유는 많은 보살들이 이 경전을 들으려 해도 들을 수 없기 때문이니라.

 

만약 어떤 중생이 이 경전의 가르침을 듣기만 하여도, 그는 위없는 대도9大道)에서 끝내 퇴전하지 않을 것이니, 그러므로 그대들은 마땅히 정성을 다하여 믿고 지니며 외우고 기억하여 가르침대로 수행해야 하느니라."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내가 이제 여러 중생들은 위해 이 경전의 가르침을 설하여, 무량수불과 극락세계에 관한 모든 공덕과 장엄을 그대들에게 보여주었으니, 그대들은 마땅히 구행 정진하여 모두 극락세계에 왕생함을 구해야 하며, 내가 멸도에 든 뒤에 다시는 의혹을 품어서는 안 되느니라.

 

먼 미래에 이 세상에서 불법이 망하고 모든 경전이 다 없어진다 하더라도 나는 자비로운 마음으로 말세 중생을 가엾이 여겨 특히 이 <무량수경>만은 백 년을 더 머물게 할 것이니라.

 

그래서 누구든지 이 <무량수경>을 만나서 그 가르침을 믿고 따르는 이는 모두 극락세계에 왕생할 수 있을 것이니라."

 


의심이란 뭐가 뭔지 모를 때 생긴다. 약 2천 년 전에 성립되었다고 하는 이 경전이 21세계를 눈앞에 둔 지금, 많은 사람들에게 공감을 주는 이유는 진실을 말하고 있기 때문이다.

 

불교의 교리가 손에 잡힌 듯 확실하게 이해되지 않는다고 해서 섣불리 의심해서는 안 된다. 누누이 말하지만 불교는 철학이 아니라 종교이기에 머리로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몸으로 체인(體認)하는 것이다.

 

몸으로 체인하기도 전에 미리 의심부터 한다면 삶의 굴레에서 벗어나 영원한 자유를 얻을 수 있는 기회를 영원히 멀어질 것이다.

 

 

출처 : 미주현대불교
글쓴이 : 파초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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