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산 들꽃다회4.(20131011~14) 하나

2013. 10. 15. 15:18들꽃다회

 

 

 

 

            개인산에서

 

 

 

                하나

 

       사향노루는 향기로운 풀을 먹고

 

       몸 안에 향료 성분을 축적한다.

 

       풀내음 진한 약초가 많은 방태산

 

       그 기슭에 사는 사람들도 향기롭다.

 

 

       사향노루가 지나가면 나무와 풀들은

 

       그 사향내음새에 취한 것 같이 보여도

 

       그 내음새는 원래 풀과 나뭇잎에서 나왔고

 

        그 원천은 별빛과 서늘한 바람과 맑은 물이다.

 

 

       백두대간에서 조금 벗어나 있지만

 

       구름은 산맥을 다 넘지 못하고 머물곤 한다.

 

       늘 구름과 산이내에 둘러 쌓인 개인산

 

       산 언저리에 사는 짐승과 사람은 개인 하늘이다.

 

 

 

 

                       

                    

       높은 산은 골짜기 마다 약수를 뿜어 내고

 

       내린천은 서럽게 흐느끼며 밤길을 걷는다.

 

       어름치와 열목어 그리고 산천어는 긴 겨울을 나기 위해

 

       빠른 물살을 가르며 소양호로 되돌아 가려 한다.

 

 

      이미 늙어 반야용선을 탄 농부들은

 

      잡초가 무성한 비탈밭을 보고

 

      껄껄껄 웃으며 잡초는 산짐승들도 참 싫어하지

 

      하면서 평생 일구던 밭을 내려다 본다.

 

 

      둔전밭을 일구던 할아버지들은 떠나신지 오래 되었고

 

      병장기를 감춰둔 오가리에는 이미 오래 전에 붉은 녹이 쓸었다.

 

      동네 입구 성황당에는 의미를 잃은 돌탑이 서있다.

 

      멋적은 해오라기 물가를 서성인다.

 

 

 

                      

     

      아침가리 옛길의 산판길은 이미 다 휩쓸려 나가

 

      높은 산등성이에만 희미하게 남아 있다.

 

      개울을 건너 다니기 싫은 산행객들은

 

      돌서덜에 새길을 내고 휘청거리며 오간다.

 

 

      가을가뭄은  서리보다 모질어

 

      붉게 물들기 전에 나뭇잎 끝이 타들어 간다.

 

      부산에서 온 시집 안간 처자는

 

      연신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다닌다.

 

 

      정창원(正倉院)을 꼭 닮은 살둔산장은

 

     아즈텍 인디언의 농가에서 따온 이층차실을 두었다.

 

     뿌리를 모르고서 왜식건물이라고 손가락질하던 목소리들은

 

     백제문화단지를 만들면서 잦아들어 갔다.

 

 

 

 

 

 

       개인산장에서 들꽃다회

                            유리컵에 꽂은 열매는 수사해당(열매 자루가 아그배보다 김.3~4센티미터 내외)

                            과 괴불나무 열매(조그만 앵두처럼 생긴 빨간 열매: 초록색 나무잎이 있는 가지)

 

                            그리고 말벌집(둥근 공 모양의 큰 말벌집(노봉방)과는 다른 노봉방아재비)

                            비상주 잔에는 대구에 있는 비슬향당에서 담아온 75도짜리 곡차가 담겨 있다.

 

 

 

 

노루 발자욱을 남기다.

찻물의 흐름에 색을 입히기 위하여 산사 열매와 다래 열매를 올려 놓은 후

산행에서 돌아와 보니 빈집 마루에 노루가 와서 산열매를 먹고

 

닥지를 뚫어 접시에 남은 가루찻물을  다 마시다.

 

 

 

 

어떤 흐름과 멈춤,    그리고 착색

 

 

 

 

1차 찻물 가지고 놀기 후 마름 상태

 

 

 

 

빨간 괴불나무 열매와 찻물의 흐름 - 개인약수 물 첨가.

 

 

 

 

찻물 가지고 놀기 그림(차유희도 :茶遊戱圖)

 

 

 

 

흐름, 멈춤, 그리고 멈춤

 

 

 

 

누름과 흘림과 흐름 ㅡ 오른손 손목이 다 낳지 않아서 지두서가

                               갈 지(之)자를 이룬다.

 

 

 

뚫림과 흐름,    그리고 멈춤

            - 이 세가지만 적절하게 이용하면 우리들의 삶은 윤택해 진다.

 

 

 

 

찻물을 가지고 놀다  -  차유희(茶遊戱)

                  차유희의 다른 방법으로는 다완에서 격불된 가루차

                  표면에 떠있는 찻거품을 보며 즐기는 것도 포함된다.

 

 

 

 

흐름과 멈춤

 

 

 

 

흐름과 멈춤

 

 

 

 

흐름 - 발색과 착색

 

 

 

 

붉은 발색 -  괴불나무 빨간 열매에서 열매껍질 밖으로 나와

                 찻물과 함께 흐른 붉은색 과즙.

 

 

 

 

발색과 착색 - 찻물이 닥지와 만나다.

                    착색 매염제 : 개인약수 물

 

 

 

 

 

비천상을 닮은 가루찻물의 흐름

 

 

 

 

찻물의 발색 - 매염 첨가제 : 개인약수 물

 

 

 

 

손가락으로 농차(濃茶)의 바닥에 남은 가루차 덩이를 찍다가 생긴 빈 공간

 

 

 

 

흐름과 누름

 

 

 

 

指頭書

 

 

 

 

손가락으로 쓴 지두서(指頭書)와 찻물의 흐름

 

 

 

 

흘러 흘러 흘러서............

 

 

 

 

흐름의 발자욱과 괴불나무 열매의 자연스러운 터짐...........

 

 

 

 

흐름의 궤적들

 

 

 

 

인위적인 것을 최대한 배제하고 찻물의 성질에 맡겨 보다.

 

 

 

 

찻물의 발자욱(엷은 갈색)과 찻물+괴불나무 열매과즙이 함께 만들어낸 발자욱(엷은 붉은색)

 

 

 

 

닥지 가장자리 끝에 모인 산사자 열매 과즙의 흔적

 

             산사자는 빨간 열매의 껍질이 양방향 침투의 성질을 가지고 있어서

             과육의 안토시아닌 계열의 붉은색이 닥지의 공극을 침투하는 찻물에 녹아

 

              함께 흘러가다가 닥지의 가장자리에서 더 갈곳이 없어 머물다.

 

 

 

 

닥지의 결을 따라서 찻물은 침투 발색하고............

 

 

 

 

빨간 괴불나무 열매 과즙의 발묵 착색

 

 

 

 

미국쑥부장이

 

 

 

 

미국쑥부장이

 

 

 

 

미국쑥부장이 - 이 꽃씨를 묻혀온 잉여농산물이나 사료용 곡물들을 먹고

                    자라난 사람들과 동물들 중에서 오로지 일부 사람들만이 미국을 부정적인 시각으로 본다.

 

 

 

 

 

 

 

 

 

미국쑥부장이 - 외래 귀화종

        동식물에게는 국경이 없다.

        다만 그들의 생존영역만 있을 뿐이다.

    

        그러면서도 배타적으로 자신의 영역을 고집하지 않고

        함께 어울려 가면서 그들의 삶을 즐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