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 부임(赴任) 제2조 치장(治裝) 이부자리와 솜옷 외에 책 한 수레를 싣고 가면, 청사(淸士)의 행장(行裝)일 것이다.

2016. 2. 26. 18:21다산의 향기



       [9] 부임(赴任) 제2조 치장(治裝) 이부자리와 솜옷 외에 책 한 수레를 싣고 가면,

청사(淸士)의 행장(行裝)일 것이다. 목민심서 / 일표이서

2015.02.03.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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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즈음 현령으로 부임하는 사람들은 겨우 역서(曆書) 한 권을 가지고 가고, 그 밖의 서적들은 한 권도 행장 속에 넣지 않는다. 가면 으레 많은 재물을 얻게 되어 돌아오는 행장은 무겁게 마련이니, 한 권 책일망정 누(累)가 된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가엾다, 그 마음가짐의 비루함이 이와 같으니, 어찌 또 목민(牧民)인들 제대로 할 수 있겠는가.


   문사(文士)가 벼슬을 살게 되면, 이웃에 사는 선비들이 물으러 오는 일이 절로 있을 것이요, 이보다 한 등 아래로는 선비들이 과거 공부로 글짓기 배우는 것을 권장하기 위해 글 제목을 낼 때에도 모름지기 서적이 있어야 하고, 이보다 한 등 아래로는 혹 이웃 고을 수령이나 벼슬아치들과 한자리에 모여, 산수(山水)에 노닐게 될 때 운을 내어 시도 짓게 되리니, 고인의 시집(詩集)도 있어야 한다. 하물며 전정(田政)ㆍ부역ㆍ진휼(賑恤)ㆍ형옥(刑獄)에 관하여서도, 옛 책을 상고하지 않고서 어찌 일을 의논할 수 있겠는가.


   남북의 먼 변방은 기후 풍토가 아주 다른데, 질병은 걸리고 의원은 구하기 힘드니, 의서(醫書) 몇 권이 없어서야 어찌 될 말인가. 변방에서는 군대를 맡아 조석으로 변란에 대비해야 하는데, 곧 척계광(戚繼光)유대유(兪大猷)왕명학(王鳴鶴)모원의(茅元儀)가 편술한 책들은 또 불가불 항상 펴 보아야 할 것이니, 책을 한 수레 싣고 가는 일은 그만둘 수 없을 것이다. 돌아오는 날에 토산물은 싣지 말고, 이 책수레만 끌고 오면 청풍(淸風)이 길에 가득하지 않겠는가.


[주B-001]치장(治裝) : 부임할 때의 행장이다.
[주D-001]척계광(戚繼光) : 명나라 정원(定遠) 사람인데 일설에는 봉래(蓬萊) 사람이라고도 한다. 자는 원경(元敬), 시호는 무의(武毅)이다. 독서를 좋아하여 경사(經史)의 대의(大義)에 통하였다. 벼슬은 도독동지(都督同知)ㆍ태자태보(太子太保)에 이르렀다. 서실(書室)은 지지당(止止堂)이다. 저서에 《기효신서(紀效新書)》ㆍ《연병실기(練兵實記)》ㆍ《장자심검(長子心鈐)》ㆍ《이융요략(莅戎要略)》ㆍ《무비신서(武備新書)》ㆍ《지지당집(止止堂集)》이 있다. 《明史 卷112 戚繼光列傳》 《明史稿 卷196》
[주D-002]유대유(兪大猷) : 명나라 진강(晉江) 사람이다. 자는 지보(志輔), 호는 허강(虛江), 시호는 무양(武襄)이다. 수군을 거느리고 왜구(倭寇)를 격파하고, 혜주(惠州)ㆍ조주(潮州)의 도적을 평정하였다. 벼슬은 복건총병관(福建總兵官)에 이르렀다. 저서에 《세해근사(洗海近事)》가 있다. 《明史 卷112 兪大猷列傳》
[주D-003]왕명학(王鳴鶴) : 미상
[주D-004]모원의(茅元儀) : 명나라 사람으로 자는 지생(止生), 호는 석민(石民)이다. 숭정(崇禎) 연간에 손승종(孫承宗)의 군무를 보좌하였는데, 군대가 반란을 일으켰기 때문에 장포(漳浦)를 지켰다. 뒤에 간인의 모함을 받아 억울하게 죽었다. 저서에 《가정대정유편(嘉靖大政類編)》ㆍ《평소사적고(平巢事蹟考)》ㆍ《예활갑편(藝活甲編)》ㆍ《서봉담화(西峯談話)》ㆍ《청유사만(靑油史漫)》ㆍ《복당사패여(福堂寺貝餘)》ㆍ《석민사십집(石民四十集)》이 있다. 《明人小傳 卷4》 《明詩紀事辛 卷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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